LCC 고객, 대형 항공사로 발길 돌리다
싸게 가는 대신 불편을 감내하는 구조로 성장한 LCC(저비용항공사). 하지만 지난해 무안공항 사고 이후 안전 우려가 커졌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대형 항공사를 찾는 수요가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 여객 흐름만 봐도 변화가 뚜렷합니다. 대형 항공사 여객 수는 전년 대비 약 4% 늘었지만, LCC는 5% 넘게 줄었습니다. 전체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고객이 대형 항공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재무 건전성 악화도 눈에 띕니다. LCC 항공사들의 1분기 말 부채비율은 진에어 337.1%, 제주항공은 614.5%, 에어부산 707.1%, 에어서울 1040.5%에 달합니다.
아직 놀라기는 이릅니다. 티웨이의 경우 지난해 말 1,799%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4,353%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럽 노선 확장, '빚 폭탄'으로 돌아왔다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둡습니다. 올해 적자 폭은 지난해 123억 원에서 478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유럽 장거리 노선 확장을 위해 항공기 도입·정비, 현지 지점 개설과 인력 채용에 비용이 몰리면서 부채가 늘고 손실이 커지며 자기자본이 얇아진 결과로 해석됩니다.
장거리 노선은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기존 유럽 노선을 운영하던 이용객을 흡수하는 동시에 'LCC 장거리'에 대한 불신을 거둬내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티웨이로 호주 가는 거 괜찮을까", "티웨이 타고 유럽 가본 사람 있나요?" 등의 질문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답변 역시 "티웨이는 안 타고 싶다", "티웨이로 장거리는 무리다" 등의 '비추' 후기가 대부분입니다.
이같은 '불신'으로 인해 흡수 시간이 길어질수록 현금 유출과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싸도 못 타겠다"... 서비스 불신 확산
티웨이는 재무 악화와 함께 '서비스 신뢰 하락'이 동반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항공교통서비스 평가에서 티웨이항공은 항공안전성 부문에서 'E+'(불량) 등급을 받아 안전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정비요인에 따른 회항, 과징금 처분 등 안전관리 미흡 사례가 누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잦은 지연과 결항이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최근 티웨이항공이 비즈니스석을 수백만 원에 결제한 승객에게 출발 5시간 전 기재 변경을 통보하고, 결제 당시 금액이 아닌 '일반 운임 기준'으로 적은 금액을 환불한 일, 싱가포르발 항공편에서 16시간 넘는 지연 끝에 숙소 없이 공항 바닥에서 밤을 새우게 한 일 등이 알려지며 "싸도 못 타겠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말았습니다.
올해 LCC 업계는 인수·합병으로 새 판을 짜고 있지만 공급 과잉·낮은 수익성·서비스 질 개선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하면 재편의 성과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무리한 확장으로 불어난 부채를 메우기 위한 '수익 끌어오기'가 고스란히 고객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멀리 나아가는 확장이 아니라 재무 정상화와 신뢰 회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