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아빠 유전자 받은 세 자매 모두 유방암... 막내는 끝내 숨진 가슴 아픈 사연

BRCA2 유전자 변이, 가족 전체의 건강 위협하는 '가족성 암' 주의보


영국의 한 가족이 아버지로부터 유전된 BRCA2 유전자 변이로 인해 비극적인 상황을 맞았습니다.


아버지는 물론 세 자매 중 막내까지 유방암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해 유전성 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영국 매체 미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 커싱이라는 남성은 장 폴립 검사를 받던 중 우연히 유방암이 발견됐습니다.


그는 의사가 지적하기 전까지 자신의 가슴에 혹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제프리는 BRCA2 변이 보유자로 확인됐으며, 2019년 종양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2022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의 유방암 진단 이후, 세 딸 모두 검사를 받았고 모두가 BRCA2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증상이 없던 두 딸은 예방 차원에서 양측 유방 절제술과 자궁 적출술을 선택했고, 현재는 암 없는 상태로 에스트로겐 조절 약물인 타목시펜을 5년간 복용하는 예방 치료 중입니다.


그러나 막내 딸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검사 당시 이미 암이 척수와 뇌로 전이된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녀는 겨드랑이 밑에 생긴 혹을 단순히 부은 림프절로 생각하고 넘겨왔다고 합니다. 5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였던 그녀는 결국 지난 7월 27일 생을 마감했습니다.


BRCA2 변이, 남녀 모두에게 위험한 '가족성 암' 유발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RCA2 유전자 변이는 단순히 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유전자는 DNA 손상을 복구하는 종양 억제 기능을 담당하는데,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BRCA2 변이를 가진 여성은 평생 유방암 발병 위험이 최대 69%까지 증가하며, 난소암 위험도 크게 높아집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남성도 이 변이를 보유할 경우 일반인보다 무려 80배나 높은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보고됐다는 사실입니다.


남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으로 드물지만, BRCA2 변이 보유자에서는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합니다. 또한 남성은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진단 시기가 늦어지고, 이로 인해 진행 단계가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슴 부위의 혹, 유두 분비물, 피부 함몰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RCA2 변이는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됩니다.


직계 가족 중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환자가 여러 명 있거나, 특히 남성 유방암 사례가 있는 가족이라면 유전자 검사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변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예방적 수술, 정기적인 영상검사, 호르몬 조절 약물 복용 등 개인별 맞춤형 관리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BRCA2 변이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과 가족 전체의 건강 문제"라며 "작은 혹이나 증상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