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숭이 뇌 수준의 뉴로모픽 슈퍼컴퓨터 개발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진이 원숭이 뇌에 버금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뉴로모픽 컴퓨터를 개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다윈 몽키(悟空·우쿵)'는 지금까지 공개된 뉴로모픽 기술 중 가장 생물학적 두뇌에 가까운 연산 구조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보도를 통해 저장대가 20억 개 이상의 인공 뉴런(신경세포)을 탑재한 뉴로모픽 슈퍼컴퓨터 '다윈 몽키'를 전날 공개했다고 전했습니다.
뉴로모픽 기술은 인간 뇌의 뉴런과 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정보를 처리하는 혁신적인 컴퓨팅 방식인데요. SCMP는 "이러한 뇌 유사 컴퓨팅은 의사결정, 학습, 기억 등의 인지 기능을 모방하여 더욱 효율적인 정보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며 "이로 인해 더욱 빠르고 유연한 문제 해결과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저전력으로 구현한 원숭이 수준의 인공 뇌
'다윈 몽키'의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놀라울 정도로 적은 전력 소모량입니다. 이 슈퍼컴퓨터는 단 2000와트의 전력만으로 작동하는데, 이는 초저전력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존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의 에너지 소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뉴로모픽 기술에서 가장 앞선 사례는 미국 인텔이 지난해 4월 공개한 '할라 포인트(Hala Point)'였습니다.
당시 인텔은 약 11억 5000만 개의 뉴런을 탑재했다고 밝혔는데, 이번 다윈 몽키는 그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뉴런 수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뉴로모픽 컴퓨팅 분야에서 중국이 이룬 중요한 기술적 도약을 보여줍니다.
다윈 몽키에는 저장대와 저장랩이 공동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 '다윈 3'가 960개 탑재되었습니다.
각 반도체 칩은 235만 개 이상의 뉴런과 수억 개의 시냅스를 지원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윈 몽키는 총 20억 개의 인공 뉴런을 기반으로 1000억 개가 넘는 시냅스를 생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생물학적 뇌 시뮬레이션과 AI 응용 가능성
연구진에 따르면, 다윈 몽키의 뉴런 수는 긴꼬리원숭이과인 마카크 원숭이의 뇌 구조에 근접한다고 합니다. 이는 원숭이 뇌 수준의 정보 처리 및 학습 구조를 인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장대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짧은꼬리원숭이, 쥐, 제브라피쉬(열대어의 일종) 등 다양한 동물의 뇌 작동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보다 진보된 뇌 유사 지능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장대는 올해 초 '저비용 고효율'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을 배출한 대학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다윈 몽키가 딥시크의 대형 언어모델을 활용한 콘텐츠 생성, 논리적 추론, 수학 문제 해결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판강(潘綱) 저장대 교수는 "다윈 몽키의 대규모, 고병렬성, 저전력 특성은 기존 컴퓨팅 환경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