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4일(월)

구광모의 'AI+바이오' 승부수... LG, 암 치료제 개발사에 '거액' 투자

LG, 美 바이오기업 지분 확대... 구광모의 'AI+바이오' 전략 본격 시동


LG가 미국 바이오기업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며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를 융합한 기술을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략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본사를 둔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치료제 개발사 '스트랜드 테라퓨틱스(Strand Therapeutics)'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습니다. 스트랜드는 2017년 MIT 출신들이 창업한 기업으로, 체내 세포를 프로그래밍해 특정 항원을 원하는 시점에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암·자가면역질환·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이번 투자에는 LG의 벤처캐피털 계열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참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바이오 분야 누적 투자액은 5,000만 달러(한화 약 693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말까지 3,500만 달러(약 485억원) 수준이던 투자액에 올해 1,500만 달러(약 208억원)가 추가된 셈입니다.


LG 구광모 회장 / 사진제공=LG그룹


바이오에 힘주는 LG, AI 시너지 본격화


LG는 AI·바이오·클린테크(ABC)로 대표되는 미래 전략 사업군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미국 희귀 비만 치료제 개발사 '아드박 테라퓨틱스(Adybax Therapeutics)'에 올해 두 차례 투자했으며,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기업 '에티온(Atheon)', 디지털 청진기 기반 조기진단 기술 보유 기업 '에코 헬스(Eko Health)', 세포 치료제 개발사 '아셀렉스(Acellex)' 등에도 투자했습니다.


AI 기술과의 융합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1분 만에 암을 진단할 수 있는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EXAONE PASS 2.0)'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모델은 유전자 변이, 발현 양상, 조직 미세구조 등 종합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보다 암 진단 속도를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협업 통해 바이오 역량 확대


사진제공=LG그룹


LG는 글로벌 협업도 강화 중입니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황태현 교수팀과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유전체 연구기관인 잭슨랩(Jackson Laboratory)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물질을 공동 발굴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울대 백민경 교수팀과는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한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AI, 바이오, 배터리, 모빌리티, 신소재 등 약 90개 기업과 펀드에 총 4억1,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습니다.


구광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바이오 기술로 고객의 삶을 바꾸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G의 이번 행보는 그 약속을 향한 구체적인 실행의 시작으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