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4일(월)

극한 호우 속 비닐하우스 지키려다... 전남 무안서 굴삭기와 함께 휩쓸린 60대 숨져

극한 호우 전남 무안 강타... 60대 숨져


간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 1,40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안타까운 희생도 있었습니다. 전남 무안을 강타한 극한 호우 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던 60대 남성이 강한 물살에 휩쓸려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3일 오후 8시 40분 기준 무안공항 279.2㎜를 최고로 전남 무안과 함평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무안읍의 침수된 도로를 자동차가 지나고 있다. 2025.8.3 / 뉴스1


지난 3일 전남소방본부와 함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분경,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하천 인근에서 60대 남성 A씨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A씨는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자 자신의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굴삭기를 이용해 물길을 돌리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시간당 142.1mm라는 기록적인 강수량이 쏟아진 상황에서, A씨는 가족의 생계 수단인 비닐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나섰던 것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장 목격자와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굴삭기로 물길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했으나, 예상보다 강한 물살에 굴삭기가 버티지 못하고 넘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거센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가족이 즉시 신고했고,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속히 수색에 나섰습니다.


1시간 20여 분의 수색 끝에 A씨는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800m 떨어진 하천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구조대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A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최대 288㎜의 폭우가 내린 3일 전남 무안의 한 도로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물바다를 지나고 있다. / 뉴스1(나광국 전남도의원 SNS)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전남 무안에는 시간당 140mm가 넘는 폭우가 관측됐습니다.


시간당 30mm 이상이면 '강한 비', 50mm 이상이면 '매우 강한 비'로 분류되는데, 이번 강수량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기상청은 5일 오전까지 남해안을 제외한 광주·전남 지역에 100~200㎜, 많게는 2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전남 남해안도 80~150㎜, 최대 200㎜ 이상 강수가 예상됩니다. 전날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무안 289.6㎜, 군산 231.0㎜, 함평 168.5㎜, 광주 139.0㎜ 등을 기록했습니다.


최대 288㎜의 폭우가 내린 3일 전남 무안의 한 도로에서 빗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리고 있다. / 뉴스1(나광국 전남도의원 SNS)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전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발표한 호우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4개 시·도, 13개 시·군·구에서 1044세대, 1,415명이 일시 대피했습니다.


지역별 대피 인원은 경남 1,307명, 부산 29명, 충남 64명, 전남 15명 순이었습니다.


경남 13개 시군에는 발효됐던 호우 특보가 해제됐으며, 밀양과 창녕은 여전히 호우경보가, 하동은 호우주의보가 적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