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속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걷기 운동의 효과가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분만 빠르게 걸어도 전체 사망 위험을 약 2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느리게 3시간을 걷는 경우에는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의 웨이 정 교수 연구팀은 30일 '미국 예방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연구팀은 미국 남동부 성인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16.7년간 걷기 속도와 사망률 간의 상관관계를 추적했는데요. 이는 걷기 운동의 효과를 장기간에 걸쳐 분석한 의미 있는 코호트 연구입니다.
걷기 속도와 시간에 따른 사망률 차이
연구에서는 걷기 속도를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일상 활동이나 반려견 산책 등은 '느리게 걷기'로, 계단 오르기, 빠른 보행, 운동 등은 '빠르게 걷기'로 구분했습니다. 또한 걷기 시간도 세분화하여 분석했는데요. 빠른 걸음 그룹은 15분 미만, 15~30분, 60분으로, 느린 걸음 그룹은 30분 미만, 30~60분, 60~180분, 180분 이상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참가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인종은 흑인 66%, 백인 30%, 기타 4%였으며, 54% 이상이 연소득 1만5000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이었습니다.
16.7년의 추적 기간 동안 총 2만6862명이 사망했습니다.
분석 결과, 하루에 단 15분만 빠르게 걸어도 전체 사망률이 1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걷기 운동의 질이 양보다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느리게 걷기는 3시간 이상 걸을 경우에도 사망 위험이 단 4% 감소하는 데 그쳤고, 3시간 미만은 1~2% 감소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인 빠른 걷기
빠르게 걷기는 미국 내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크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루 6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사람들은 걷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27%나 낮았습니다.
연구팀은 빠르게 걷기가 심장의 효율성과 수축 기능을 개선하고, 비만 및 이와 관련된 고혈압과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 위험 요소를 줄여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웨이 정 교수는 "빠르게 걷기는 나이나 체력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심혈관 등 건강을 위해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인구의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으로 빠르게 걷기를 장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