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조, 1700% 성과급 제안에도 '영업익 10%' 고수
SK하이닉스의 2025년 임금협상이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사측이 연봉의 1700%에 달하는 파격적인 성과급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0%' 전액을 받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지난 28일 이천캠퍼스에서 진행된 '2025년 10차 임금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이번 임금협상의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규모입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되는 인센티브로, 회사의 성과를 직원들과 나누는 제도입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금액은 무려 3조 7000억원에 달합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삼고 있는데, 올해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약 37조원입니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PS 재원은 3조 7000억원이 되며, 노조 측은 이 금액 전체를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측의 파격 제안에도 평행선
이에 대응해 사측은 PS 상한선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지난달 진행된 8차 교섭에서 사측은 기존 1000%까지 지급되던 PS의 상한선 기준을 1700%로 올리고, 1700%를 지급하고 남은 재원 중 절반을 다시 적금·연금 형식으로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제시했습니다.
이어진 9~10차 교섭에서는 PS 상한선을 1700% 이상으로 더 높이는 제안까지 했지만, 노조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회사는 기존에 제시했던 낮은 임금 인상안과 성과급 기준안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고수했다"며 "10차 본교섭을 끝으로 2025년 임금교섭의 결렬을 공식 선언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강경 투쟁의 최종 국면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복수 노조 체제의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와의 협상도 난항 예상
SK하이닉스는 복수 노조 체제로,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의 이천·청주공장 전임직 노조가 각각 별도로 임금 협상을 진행합니다.
전임직 노조와의 협의는 결렬됐지만, 사측은 30일 기술·사무직 노조와 협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나 기술사무직 노조도 "합리적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이 협상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임금협상 갈등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직원들의 성과 분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향후 협상 과정과 결과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과 노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