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스튜디오, '판타스틱 4'로 부활의 신호탄 쏘아올려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가 최근 개봉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을 통해 오랜 흥행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표 주자였던 마블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영화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의 발표에 따르면, '판타스틱 4'는 지난 25일 북미 4천125개 극장에서 개봉해 주말 사흘 동안 1억1천800만달러(약 1천634억원)의 티켓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북미 외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1억달러를 합하면, 개봉 첫 주 전 세계 흥행 수입은 2억1천800만달러(약 3천18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를 "마블에 꼭 필요했던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마블의 부활, 오리지널 창작 영화로 이뤄낸 성과
마블 스튜디오는 최근 몇 년간 뚜렷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개봉한 '썬더볼츠*'는 개봉 첫 주 북미에서 7천430만달러(약 1천29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고, 전 세계 총수입도 3억8천200만달러(5천289억원)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마블 17년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었습니다.
반면 이번 '판타스틱 4'는 기존 시리즈의 속편이 아닌 오리지널 창작 영화로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마블은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2021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후 큰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는데요. '데드풀과 울버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등 기존 시리즈의 후속작들이 비교적 선전했지만, 전작들과 비교하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썬더볼츠*'처럼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를 내세운 오리지널 신작들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할리우드와 평단의 호평 속 마블의 명성 회복
'판타스틱 4'는 초능력을 갖게 된 우주비행사 4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1960년대 출간된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이전에 20세기폭스 스튜디오 등에서 영화화한 적이 있지만, 이번 작품은 맷 샤크먼 감독이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한 버전입니다.
미국의 콘텐츠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점수 87점, 일반 관객 점수 93점을 받았으며,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극장 출구조사에서도 'A-' 등급을 획득하는 등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6년 만에 마블의 오리지널 히트작"이라며 "마블 스튜디오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히트작 제조기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습니다.
영화 전문가 데이비드 그로스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콘셉트와 스토리텔링, 호소력 측면에서 한 단계 발전한 작품"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이 장르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할리우드는 최근 몇 년간 슈퍼히어로 영화의 부진으로 인해 이 장르의 제작을 대폭 축소한 상태입니다.
2023년 8편이었던 슈퍼히어로 영화는 올해 4편으로 줄었으며, '판타스틱 4'가 올해 마지막 개봉작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