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프랑스 여행 가면 무조건 '영수증' 확인해야 하는 이유... "관광객에 요금 50% 뻥튀기"

파리 관광객 바가지요금 실태 조사 결과


프랑스 언론사가 파리 관광지 주변 식당과 카페에서 관광객 대상 바가지요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관광객들이 현지인보다 최대 50%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직접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관광객과 현지인 간 차별적 가격 책정이 명백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르파리지앵의 기자는 에펠탑이 그려진 셔츠와 야구모자를 착용하고 미국식 억양을 구사하는 미국인 관광객으로 변장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손님(오른쪽)에게 더 비싼 9.5유로짜리 콜라와 유료 생수를 제공한 파리의 한 식당 영수증 / Youtube 'LeParisien'


이 기자는 실제 파리 시민과 함께 에펠탑 인근 카페를 방문해 동일한 메뉴를 주문했고, 이 과정을 몰래 촬영했습니다.


관광객 대상 다양한 바가지 수법 적발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파리 시민은 6.5유로(한화 약 1만 473원)의 캔 콜라와 무료 물을 제공받은 반면, 관광객으로 분장한 기자는 "작은 사이즈 콜라는 주문할 수 없다"는 답변과 함께 9.5유로(한화 약 1만 5,308원)짜리 콜라를 주문해야 했습니다. 또한 무료 물 대신 6유로(한화 약 9,688원)짜리 생수를 구매하도록 유도받았습니다.


르파리지앵이 현장에서 만난 실제 미국인 관광객들은 "식당에서 항상 물값을 내야 하는 줄 알았다"거나 "물을 요청해도 늘 유료 생수병을 가져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는 관광객들이 프랑스의 무료 수돗물 제공 관행을 모르는 점을 악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팁 정책에서도 차별이 발견됐습니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프랑스인은 법정 10% 서비스 요금이 포함된 금액을 청구받았지만, 가짜 미국인에게는 서비스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추가 팁을 요구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손님에게 원하는 경우 10% 팁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파리의 한 식당 종업원 / Youtube 'LeParisien'


더 심각한 것은 기자가 카드로 10% 팁을 입력했음에도 웨이터가 몰래 이를 15%로 수정한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 점입니다.


지난달 진행된 유사한 실험에서는 와인 바꿔치기 수법도 적발됐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소믈리에가 9유로(한화 약 1만 4,502원)짜리 샤블리를 주문했으나, 실제로는 메뉴에서 가장 저렴한 5유로(약 8,056원)짜리 소비뇽 블랑이 제공됐고 계산은 9유로로 청구됐습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프랑스 호텔·레스토랑 협회(GHR)의 프랑크 트루에 대변인은 "업계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는 "프랑스에서 수돗물과 빵은 무료이고 병 생수는 거부할 수 있으며, 팁은 서비스가 만족스러우면 자발적으로 주는 것일 뿐 절대 의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