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에어컨 쐬는 경비원에 불만 토로한 학부모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전국이 찜통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울의 낮 기온이 38도에 육박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 아파트 단지에서 논쟁이 벌어졌는데요.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는 경비원을 향해 불만을 표출한 학부모의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서 오고 간 대화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한 입주민이 "오늘 오전에 아이 등원시키는데 여전히 경비분께서는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 계시더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 입주민은 "제가 어른 출퇴근보다는 어린아이들에게 더 신경 써달라고 아이들 등원 시간만큼은 나와계셔 달라고 전화까지 드려서 요청했습니다만 오늘은 앞 건물 경비아저씨께서 대신 저희 아이를 챙겨주셨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덥지만 아이들을 위해 오전 시간만큼은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죠.
입주민들의 반응... "자기 자식은 자기가 챙겨야"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해 다른 입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한 입주민은 "경비원분들께 부탁할 수는 있겠지만 저희가 부탁드리고 해주시면 감사해야 할 일이고 안 해주셔도 경비실 안 에어컨 앞에 계신 게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소신 발언을 했습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더 직설적인 의견을 내놓았는데요. "자기 자식 소중한 거 알면 직접 등하원 시키는 게 맞지 않냐. 각자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야지 개인 희망 사항을 단톡방에 이야기하는 건 무슨 경우냐"라며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이 입주민은 "입장 바꿔서 본인 부모님이면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겠나. 단체 생활에는 규칙도 존재하며 알게 모르게 서로 지키고 배려해야 하는 최소한의 경우가 있는데 본인이 잘하고 타인 비판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경비원의 업무 범위와 사회적 인식
아파트 경비원의 주요 업무는 단지 내 보안과 안전 관리, 출입자 확인, 주차 관리 등이 포함됩니다. 아이들의 등하원을 돕는 것은 경비원의 기본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고령자가 많은 직종입니다. 폭염 속에서 야외 활동은 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폭염 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는 고령자가 많은 경비원들의 건강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댓글도 해당 학부모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누리꾼들은 "경비가 무슨 뜻인지 모르나 보다", "본인 애 등원하는 게 뭐라고 나와서 있으라 마라야. 경비원한테 뭘 챙겨달라는 거냐", "저런 헛소리를 동호수 공개하고 하냐. 창피하게", "다른 사람들은 정상이라 다행이다"라는 비판적인 댓글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