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술 부작용 피해 사례 속출... 안전성 논란 확산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국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시력교정술 후 실명 위기와 만성 안구 통증에 시달리는 전직 응급구조요원의 사례가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의 보도에 따르면, 31세 네이선 클라우는 2022년 옵티컬 익스프레스에서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받았다.
코로나19 기간 안경 착용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의료봉사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클라우는 "수술 다음 날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앞이 보이지 않았고, 통증이 극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빛 번짐, 눈부심, 별빛 현상, 초점 불가, 심각한 안구건조증 등 시력교정술의 전형적인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다. 야간 시야 왜곡이 심해 운전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응급구조 업무를 포기하고 개발·엔지니어 직종으로 전향했다.
사전 검사와 위험 고지 부실... 의료기관의 책임 논란
클라우의 사례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수술 전 충분한 위험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내 눈은 완벽히 둥글지 않고, 극심한 안구건조증으로 콘택트렌즈도 착용할 수 없었다"며, 이 두 가지 모두 시력교정술의 주요 부작용 위험 요인임에도 충분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수술 당일까지도 담당 외과의사를 직접 만나지 못했으며, 사전·사후 상담 대부분이 전화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클라우는 "일부 기업들이 수술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상, 환자 개개인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에는 20년 넘게 시력교정술 부작용으로 고통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폴 피츠제럴드, 수술 몇 주 만에 극심한 안구건조증으로 고통을 겪다 생을 마감한 폭스2 디트로이트의 기상캐스터 제시카 스타의 사례가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피해자 모임 확산과 의료계의 대응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력교정술 피해자 모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극심한 통증, 만성 안구건조증, 시야 왜곡, 우울감, 직업 상실, 경제적 부담 등을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시력교정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철저한 사전검사와 고위험군 선별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영국 포커스클리닉의 창립자 데이비드 앨럼비 박사는 "기술 발전으로 수술 안전성은 높아졌지만 고위험군을 철저히 가려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매년 약 10%의 환자를 '부적합 판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의료기관의 과도한 실적 압박, 전화 상담 후 즉각 수술 진행 등 상업적 관행을 '도덕적 해이'로 규정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자 권익단체의 제도 개선 요구
영국의 환자 권익단체 '마이 뷰티풀 아이즈'는 레이저 시력교정술 피해자인 사샤 로도이가 2012년 창립했다.
사샤 역시 수술 후 심각한 각막 손상과 만성 통증을 겪고 있으며, "의료기관이 충분한 설명 없이 환자에게 동의서를 강요하고, 부작용 발생 시 책임을 회피한다"며 의료기관의 책임 강화와 제도적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사샤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2014년 영국에서는 시력교정술 부작용 소송에서 50만 파운드(약 8억 7500만 원)의 배상 판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Vision Advocacy' 등 피해자 단체가 부작용 사례 공유와 법적 대응을 지원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국내 상황과 소비자 주의사항
국내에서도 레이저 시력교정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약 20만 건 이상의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술이 시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민원 사례를 보면 시력 재저하, 안구 통증, 수술 전 충분한 설명 부족, 부작용 발생 후 의료기관의 무성의한 대응 등이 주요 불만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시력교정술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 선택, 충분한 정밀 검사 진행, 개인 상태에 맞는 방법 선택, 과도한 기대 지양, 부작용 가능성 충분히 인지 등을 권고하고 있다.
클라우는 "안경을 싫어하지 말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디자인을 찾아 즐겨라"며, "시력교정술로 잃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안경이 아니다. 건강과 삶 전체가 걸려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