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4일(화)

유리병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발견돼... 심지어 플라스틱병·캔 보다 50배 더 많이 나왔다

유리병 음료에서 미세플라스틱 더 많이 검출


일반적으로 유리병이 플라스틱병보다 더 위생적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 프랑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이러한 통념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일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의 연구에 따르면, 유리병에 담긴 음료에서 페트병(플라스틱병)보다 5~50배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유리병과 플라스틱병에 담긴 레모네이드, 아이스티, 청량음료, 맥주 등 다양한 음료에서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측정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결과 유리병 음료 1ℓ(리터)당 약 1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플라스틱병이나 금속 캔에 담긴 음료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미세플라스틱의 원인과 음료별 차이


연구를 주도한 박사과정 학생 이셀린 샤이브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반대 결과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유리병 음료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은 병 자체가 아닌 병뚜껑의 페인트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샤이브는 "유리병 음료 샘플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유리병을 밀봉한 뚜껑 외부의 페인트와 모양, 색상, 폴리머 구성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NSES는 "병뚜껑의 페인트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작은 긁힘이 있었는데, 아마도 보관 중 뚜껑끼리의 마찰로 인해 생겼을 것"이라며, 이러한 긁힘으로 인해 뚜껑 표면에서 분리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음료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음료 종류별로 미세플라스틱 함량에 차이가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탄산수와 생수는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가장 낮았으며, 유리병에서는 ℓ당 약 4.5개, 플라스틱병에서는 ℓ당 1.6개의 입자가 검출됐다. 반면 가당 음료에서는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유리병에 담긴 탄산음료는 ℓ당 약 30개, 레모네이드는 ℓ당 약 40개, 맥주에는 6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흥미롭게도 와인은 병 종류와 상관없이 미세플라스틱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ANSES의 연구 책임자 기욤 뒤플로스는 "이 이유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ANSES는 현재 미세플라스틱의 독성 기준치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병뚜껑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간단한 방법도 제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뚜껑에 공기를 불어 먼지를 제거한 후 물이나 알코올로 헹구면 미세플라스틱이 6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음료를 마시기 전 뚜껑을 먼저 세척하는 간단한 습관으로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