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이잖아요. 고생하시는 소방관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드리고 싶었어요."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하영 씨(37·여)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7일 연기와 불길이 뒤덮인 현장 인근에 위치한 이 씨의 식당도 연기로 인해 정상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소방관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이 씨는 "식당 문을 닫을 수도 있었지만 마음이 쓰였다"며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물이랑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드시고 재를 온몸에 뒤집어쓴 채 일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당일 점심에는 소방관들이 많이 찾아오지 못했지만, 짬이 날 때마다 한두 명씩 식당을 찾아 따뜻한 한 끼를 챙기고 갔다.
이 씨는 특별히 준비한 것이 아니라 평소처럼 영업하듯 식사를 준비했다고 담담히 전했다. "오히려 소방관들이 재가 묻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하고 나가시더라"며 "저희야 그저 할 수 있는 걸 했을 뿐"이라고 이 씨는 말했다.
지인 중 소방관이 있거나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그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을 보며 자발적으로 나선 따뜻한 마음씨였다.
이 씨는 인터뷰 당일에도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재료 손질에 분주했다. "숫자를 세며 드리지 않아 몇 명이 오셨는지 모른다"며 "한국인이 밥을 먹어야 힘이 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생하시는 소방관들 덕분에 불이 빨리 진화된 듯싶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의 작은 나눔은 화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소방관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