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린다.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그렇다면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일까.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사눅닷컴(Sanook), 타이랏(thairath) 등 태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얀마를 강타한 7.7 규모 강진 당시, 한 다이버가 특이한 현상을 목격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모든 산호초와 물고기들이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다.
태국 까셋삿 대학교 수산학부 해양과학과 부교수 톤(Thon) 박사는 미얀마 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그의 자원봉사자 친구가 시밀란 국립공원에서 '인어'로도 알려진 듀공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중 우연히 이 특이한 장면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지진이 발생한 순간 산호초와 물고기들이 동시에 해저 바닥에 눕는 특이한 행동을 보여 톤 박사는 이를 분석했는데 한두 마리가 아닌, 수많은 물고기들이 동일한 행동 패턴을 보였다고 한다.
이 현상은 물고기들의 생존 본능과 지진 감지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주목받고 있다.
톤 박사는 "물고기들은 보통 낮에는 물속에서 수영을 한다. 밤에는 잠을 자는데 따로 잠을 자지 이렇게 무리를 지어 자지 않는다"라면서 "물고기들은 수중 진동을 매우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어 실제로 지진이 다가오는 것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본능적인 행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고기들은 지진을 짧은 시간에 미리 감지할 수 있으며, 수중 진동이 감지되면 본능적으로 다음에 올 수 있는 난기류나 쓰나미를 피하기 위해 바닥에 눕는 행동을 보인다"며 "이는 마치 인간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엎드려 몸을 보호하는 것과 유사한 생존 본능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톤 박사는 "이번 발견은 지진 발생 시 물고기 행동을 증명할 수 있는 태국 최초의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해양 생물의 지진 감지 능력과 행동 패턴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지진 예측 및 대응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미얀마 군정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미얀마 사망자가 2,71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부상자와 실종자는 각각 4,521명, 441명이며 사망자는 3,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