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유명 관광지 중 '가장 실망스러운 관광지' 5곳이 모두 유럽에 위치한 관광지로 선정됐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수화물 보관 서비스 회사 '래디컬 스토리지'가 글로벌 관광 명소 200곳의 방문 후기 9만 5352건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알턴 타워스'가 가장 실망스러운 관광지로 꼽혔다.
알턴 타워스는 미국 디즈니랜드의 성공에서 영감을 받아 1980년대에 테마파크로 변신한 영국 최대 놀이공원이다. 그러나 이 놀이공원에 대한 후기 중 거의 절반이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는 조사 대상 명소들의 평균 부정적 후기 비율 10.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방문객들은 주로 티켓 가격과 관련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 비싼 음식과 음료, 특정 구역 접근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 등에 불만을 표시했다.
2위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세체니 온천'이 차지했다. 1913년부터 '웰빙' 관광지로 명성을 얻어온 유럽 최대의 약용 온천이지만, 방문객 중 3분의 1 이상이 부정적 후기를 남겼다. 특히 혼잡도와 접근성 부문에서 세 번째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3위는 스페인 테네리페에 위치한 유럽 최대 워터파크 '시암 파크'다. 2007년 태국의 마하 차크리 시린돈 공주가 개장식에 참석했던 이 워터파크는 직원들의 무례한 태도와 접근성 문제가 자주 지적됐다.
4위로는 '타임아웃 마켓 리스본'이 선정됐다. 2014년 영국 미디어 기업 타임아웃이 설립한 이 시장은 2018년 함부르크 푸드서비스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후기의 25% 이상이 실망감을 표현했다. 특히 혼잡도와 접근성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전체 리뷰 중 18.4%를 차지해 평균(4.4%)을 크게 웃돌았다.
5위는 로마의 상징적 바로크 건축물인 '트레비 분수'다. '로마의 휴일'에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 분수는 매년 약 100만 유로(약 14억원)의 동전이 던져지는 곳이다. 동전을 던지면 로마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는 전설이 있지만, 방문객 4명 중 1명은 혼잡함으로 인한 부정적 경험을 토로했다. 또한 지난해 보수 공사로 인한 폐쇄도 실망감을 더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여행객들이 관광지를 선택할 때 단순히 인지도나 명성만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실제 방문객들의 경험과 리뷰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가장 실망도가 적은 곳은 미국의 하이라인(1.6%), 미국의 슈가랜즈 디스틸링 컴퍼니(1.9%), 브라질의 파울리스타 거리(2.4%), 브라질의 흑호수 라구 네그루(2.4%), 미국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과 캐나다의 스탠리 파크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