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성관계 때 무심코 '이 것' 하면... "치매 가능성 커져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입술 주위에 물집을 일으키는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HSV-1)'이 코를 통해 체내에 침투할 경우, 장기적으로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구강 성접촉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코점막으로 전달되면, 단순한 감염을 넘어 뇌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시카고대학교 미생물학과 딥락 슈클라(Deepak Shukla) 교수 연구팀의 동물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HSV-1을 실험용 쥐의 코로 감염시킨 뒤 바이러스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감염된 쥐는 기억력 저하·불안 증가·보행 균형 이상 등의 증상을 나타냈고, 뇌 조직 검사에서는 신경세포의 손상과 사멸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슈클라 교수는 "코를 통한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가 뇌로 직행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며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접촉이 이뤄질 경우, 바이러스가 비강 점막을 통해 신경계에 침투해 장기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특히 헤르페스 감염을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만 여겨 방치할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운동 기능 저하, 행동 이상, 협응 장애 등 신경학적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간의 경우 증상이 더 서서히 진행되며, 면역력 등 개인차에 따라 경과도 달라질 수 있지만, 감염 자체가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HSV-1은 통상적으로 입술 주변이나 얼굴 부위에 물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대부분 유년기에 가족 간 접촉이나 식기·수건 공유 등을 통해 감염된다. 국내에서도 성인의 절대다수가 이 바이러스에 한 번 이상 감염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HSV-1이 생식기 부위에서 발견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구강성교와 같은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자의 코와 입 부위가 가까이 닿을 때 코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존재한다. 


HSV-1이 활성화되면 물집과 함께 감염성 체액이 분비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키스를 하거나 밀접 접촉이 이뤄질 경우 전염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HSV-1과는 별도로 '단순포진 바이러스 2형(HSV-2)'은 주로 성기 부위에 병변을 일으키며, 명확히 성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두 바이러스 모두 직접 접촉에 의한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감염 부위가 활성화된 상태에서는 신체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의학계는 이번 연구 결과에 주목하며 "단순 감염으로 치부됐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