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사랑을 나누던 일본의 대표적인 장소 러브호텔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장례식장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로, 러브호텔이 장례식장으로 변모한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동부 사이타마현 아사카다이역 근처에 위치했던 한 러브호텔이 장례식장으로 탈바꿈한 모습이 일본 누리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8월 공식적으로 장례식장으로 오픈했으며, 마치 집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러브호텔은 원래 연인들이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1980년대 버블 경제 시기에 급성장하며 많은 수의 호텔들이 생겨났다.
러브 호텔은 일본 젊은이들의 구미를 당길 화려한 내부 장식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판타지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진 객실등으로 꾸며져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일본의 출생률 감소와 사망률 증가로 인해 이러한 호텔들의 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등록된 러브호텔 수는 2016년 5670개에서 2020년 5183개로 감소했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출생아 수는 72만 98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증가하여 161만 8684명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인구 변화는 자연스럽게 러브호텔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진짜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러브호텔이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니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실감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하는가 하면, "러브호텔인 곳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싶지 않다", "얼마나 장사가 안됐으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러브호텔의 감소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장례식장의 증가는 단순히 산업 구조의 변화 뿐 아니라 일본 사회 전반의 인구 구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