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각막을 치료하는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법이 개발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미국 하버드대 의대 울라 유르쿠나스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눈의 줄기세포를 손상된 눈에 이식한 환자 14명 중 대부분이 각막 기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치료법의 유효성을 추가로 검증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배양된 자가 림프상피세포(CALEC) 치료법'은 건강한 눈에서 림발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후 손상된 각막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각막이식술로는 치료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효과를 보였으며, 18개월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참가자의 92%가 각막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각막은 눈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조직으로, 손상되면 심각한 시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림발 상피세포가 손실될 경우 각막 표면이 회복되지 않아 기존 치료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CALEC 치료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화학적 손상, 감염, 외상 등으로 인해 림발 줄기세포를 잃은 환자들의 시력 저하 및 통증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1·2상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50%가 치료 3개월 후 각막이 완전히 회복됐으며, 12개월 후에는 79%, 18개월 후에는 77%로 증가했다. 부분적으로 회복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성공률은 각각 93%, 92%에 달했다. 또한 두 번에 걸쳐 CALEC 이식을 받은 환자 중 일부는 연구 종료 시점에서 각막이 완전히 회복됐다.
시력 개선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모든 환자에게서 시력 향상이 관찰됐으며, 이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상태였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
안전성도 확인됐다. 연구 기간 동안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한 명의 환자가 이식 8개월 후 만성 콘택트렌즈 사용으로 인한 세균 감염을 경험했으나 치료 후 회복됐다. 이 밖에 발생한 경미한 부작용들도 모두 빠르게 해결되었다.
그러나 CALEC 치료법에는 한계도 있다. 현재로서는 한쪽 눈만 치료할 수 있으며, 환자의 건강한 눈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양쪽 눈이 모두 손상된 환자는 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증자의 림발 줄기세포를 이용한 동종이식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향후 림발 줄기세포를 건강한 사후 기증자의 눈에서 채취하는 방식으로 치료법을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이렇게 하면 양쪽 눈이 모두 손상된 환자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