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교단에 섰던 70대 퇴직 교사가 20년 전 서약한 '장기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지난 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79세 서공덕씨가 사망 후 인체 조직을 기증하고 영면했다고 밝혔다.
전주시 완산구에 살았던 서씨는 전주 농업고등학교 교사를 끝으로 30년간 이어왔던 교단생활을 마무리했다.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서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한 가정의 헌신적인 가장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서씨는 '세상을 떠날 때 다른 사람을 살리고 싶다'며 장기기증에 서약했다.
서씨의 부인 최정희(95)씨는 "심성이 착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했던 남편이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막상 기증을 결심하려니 망설여졌지만 남편의 생전 뜻을 받들어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익산 믿음병원 원장인 서씨의 아들 서동주(45)씨는 "80세 이상부터는 조직기증이 불가능한데, 아버지가 턱걸이로 기증하셨다"며 "평소 뜻대로 기증을 하기 위해 일찍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로 인해 고령이어도 조직기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장기 및 조직기증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렵고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여러 환자에게 큰 선물을 주고 떠나신 기증자가 사회에 의미 있는 분으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