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병 들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동물병원에 버려진 몰티즈 형제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 '동물사랑 네스트'에 따르면 올해 여름 몰티즈 형제 두 마리가 서울의 한 동물병원에 털깎기를 위해 맡겨졌다.
그런데 몰티즈 형제를 데리러 와야 할 보호자는 소식이 끊겼고, 계속되는 병원 측의 연락을 피하기만 했다.
2개월 만에 연락이 겨우 닿았지만 보호자는 "형편이 어려워 더 이상 키우지 못한다", "이사 간 집에서 개를 못 키운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병원 측은 강아지를 돌려보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이미 버린 보호자에게 다시 돌려보낸다 해도 이들이 잘 지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후 용산구 내 유실·유기 동물을 구조해 가족을 찾아주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사랑 네스트(NEST) 측에 연락을 취했다.
네스트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몰티즈 형제에게 봉구, 봉식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네스트가 살펴본 결과 봉구와 봉식이는 각각 10세, 8세로 노견에 속했다.
또 봉구는 방광 결석이 많이 발견됐고 봉식이는 초기 심장병을 진단받았다. 이에 관계자들은 보호자가 이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유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방광 결석이 심했던 봉구는 수술을 받은 후 방광염을 치료 중이고 봉식이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는 중이다.
이들은 각각 임시보호가정으로 옮겨져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구는 사람과 다른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며 가끔 사람인가 싶을 만큼 말귀를 잘 알아 듣는다. 봉식이는 실내외 배변이 모두 가능하고 완벽한 산책 매너를 가졌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현재 입양 문의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 네스트 활동가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둘 다 앞으로 건강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세심하게 관리해 줄 가족이면 좋겠다"며 "나이 들고 아픈 아이일수록 더 가족이 절실히 필요하다. 노견, 장애견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새로운 가족을 찾는다고 전했다.
마음 아픈 몰티즈 형제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쁘면 키우고 병들면 버리는 게 가족인가", "제발 확실한 책임감 없으면 키우지 말아라", "긴 세월을 함께 해왔는데 저리 버리고 어떻게 사냐", "유기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