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10대 청소년이 택시 기사에게 입금액을 속여 수천만 원을 가로챈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택시 기사에게 택시비를 계좌로 보내겠다고 한 뒤, 실수로 돈을 잘못 넣었다며 돈을 뽑아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택시 기사는 입금 문자를 보고 착각해 수백만원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건넸다.
지난 2일 YTN에 따르면 최근 택시 기사 김 모 씨는 늦은 새벽 술에 취해 보이는 젊은 남성 손님을 태웠는데 돈을 잘못 넣었다는 손님 말에 속아 현금 130만원을 건넸다.
손님이 택시비 4800원을 계좌로 이체하겠다고 하더니 실수로 200만원이나 보냈다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 김씨 휴대폰으로 온 입금 알림 문자에는 '2,000,000원'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김씨는 "얘가 술에 취해서 잘못 넣었는가보다 난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머지는 필요 없으니까 잘못 넣은 건 돌려줘야 할 거 아니냐. 그랬더니 돈을 빼는 데 아는 데가 있다는 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김씨는 근처 ATM기를 찾아 120만원을 뽑고 수중에 있던 10만원까지 보태 손님에게 건넸다.
그리고 김씨는 손님이 사라진 후 뒤늦게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남성이 보냈다던 200만원은 사실 입금자 명이었고, 진짜로 보낸 금액은 12원에 불과했다.
20년 넘게 운전대를 잡은 다른 택시 기사도 같은 수법에 속아 넘어갈 뻔했다. 이 택시 기사는 "(손님이) 돈 1원을 입금해 놓고 101만원을 입금했다고 하면서 100만원을 달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10대 고등학생으로 밝혀졌다.
그는 택시와 숙박업소 등을 돌며 눈이 어두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두 달 동안 45명을 상대로 가로챈 금액만 2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0대 학생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기고 피해자가 더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