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 씨의 사기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전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남현희 씨의 공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도 접수된 가운데 남씨가 전씨로부터 받았던 고가의 선물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7일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남씨와 전씨를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서울경찰청에 접수했다.
이날 김 의원은 남씨까지 수사 의뢰 대상에 넣은 이유에 대해 "남씨가 전씨에게 받은 고가의 가방과 차량은 모두 범죄 수익금으로 보이며, 남씨가 제보자들과 연락을 나눈 기록을 보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라면서 "남현희는 금전적 손해를 본 피해자가 아닌 공범"이라고 밝혔다.
앞서 남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씨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들을 공개해왔다.
지난 8월에는 시가 3억 원대에 달하는 벤틀리 벤타이가의 사진과 차키를 공개하며 'Thank you jojo(고마워 조조)'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조조는 전씨의 이름 끝 글자를 딴 애칭이다.
지난 2월 14일에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그랜드 디럭스 풀빌라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여기에도 전씨의 흔적이 등장했다. 남씨는 해당 사진에 '쪼~ 오늘도 펜싱'이라는 글을 적었다.
사진에 등장한 풀빌라는 1박 가격이 무려 1,2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전씨가 남씨와 해당 풀빌라에 묵은 이유가 파라다이스 그룹 혼외자라고 거짓말 해온 것과 관련해 자신의 말을 믿게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남씨는 800만 원대의 디올 핸드백과 70만 원대의 뱅앤드올룹슨 헤드폰 등 고가의 선물 사진을 게재했다.
다만 해당 게시물은 현재는 삭제돼 볼 수 없는 상태다. 전씨와 관련한 게시글을 모두 삭제한 남씨는 지난 27일 결국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접속하면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비활성 메시지가 뜬다.
남씨가 전씨에게서 받은 선물들이 전씨가 사기 행각을 벌여 피해자들에게 뜯어낸 돈으로 마련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남씨는 사기 행각을 통해 받은 선물을 전부 토해내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남현희가 벤틀리를 이미 팔았다는 추가 제보를 받았다"라면서 "전청조한테 받은 물품을 벌써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된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서라도 전청조가 사준 남현희 씨 선물들을 국가 차원에서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남씨의 공범 혐의가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선물에 대한 몰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범죄수익 등의 몰수)는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은 몰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몰수대상재산이 타인에게 귀속되어 있는 경우에는 몰수가 어렵다.
같은 법 9조의 몰수요건에 따르면 범인이 취득한 재산이거나 범인 외의 자가 범죄 후 정황을 알면서 취득해야 한다. 이에 남씨가 공범이거나 알면서 취득해야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범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몰수는 어려울 전망이다.
검사 출신 김우석 변호사(법무법인 명진)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범죄수익은몰수의 기본 개념은 이 사람 범죄로 이익을 얻었으면 박탈을 해야 안 저지를 거라는 것"이라면서 "예컨대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얻는 수익 등이 이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사기로 얻은 수익은 이론적으로 범죄수익은 맞지만, 국가가 몰수할 게 아니라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현희 씨는 지난 23일 15살 연하 전청조 씨와 재혼을 발표했다.
이후 전청조 씨의 사기 행각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재혼 발표 사흘 만에 결별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