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0일(일)

"공무원 실수로 부산 고향 집 철거, 부모님 유품 사라졌는데 보상도 못 해준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부산 기장군에서 행정당국의 실수로 주민의 집이 허락도 없이 철거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27일 부산 기장군과 주택 소유주 박 모 씨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추석 때 고향 집이 있던 기장군 일광읍 학리 266-8번지를 찾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담긴 집이 통째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스팔트 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968년 지어진 해당 주택은 박씨의 부모님이 거주했다가 몇 년 전 부모님이 사망하면서 소유권이 박씨에게로 넘어간 후 빈집으로 남아 있었다.


박씨는 명절이나 부모님의 기일이 될 때마다 고향 집을 찾아 제사를 지내왔다.


집주인도 모르는 사이 집이 사라져버린 이유는 황당하게도 기장군의 행정 실수 탓이었다.


당초 기장군은 해당 주택 옆에 도로를 신설하면서 박씨로부터 주택터(33㎡)와 대지(1㎡)를 편입하려 했다.


그러나 박씨가 부모님의 흔적이 남아있는 집이 철거되는 것을 반대하며 눈물로 호소해 기장군은 집을 철거하지 않기로 하고 도로 신설을 계획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12월 도로 건설이 시작됐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해당 주택까지 모두 철거돼 버렸다.


기장군 관계자는 "업무 담당자가 바뀌고 신간이 지나다 보니 전달이 잘못된 것 같다"라면서 "소유주와 협의해 보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기장군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집 안에 있던 가재도구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운데 집 안에 있던 물건을 보상받으려면 직접 증명하라고 해 안타깝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