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일부 생존자들이 여전히 고통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참사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과 희생자들에 대한 악플로 2차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26일 한겨레는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참사 1주기가 다가오는 상황에도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생존자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던 생존자 김효진(가명)씨는 당시 참사가 발생했던 '티(T)'자 골목에 홀로 휩쓸렸다 간신히 빠져나왔다.
며칠간 온몸에 파스를 붙여야 할 정도로 압박과 통증이 심했지만 효진 씨는 몸에 난 상처보다 주변에서 들려온 차가운 말들이 더욱 쓰라렸다.
참사 이후 지인으로부터 '난 피해자도 가해자라고 생각해. 피해자 역시 사고 현장에서 누군가를 밀쳤을 테니'라는 말을 들은 효진 씨는 "저는 아직 괜찮지 않아요. 진짜, 괜찮지 않아요...제가 그때 사람을 죽였나요?"라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답답함이 몰려와 하루에 몇 번이나 옷을 갈아입기도 한다. 와이어 달린 속옷은 모두 버렸다"며 "모든 사물들이 저를 공격하는 듯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생존자 동은진 씨도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을 향한 혐오감과 2차 가해 발언으로 인해 자책감과 싸우고 있다.
그는 "내가 그날 그곳에 가서 (밀집도가 올라가) 사람들이 다친 게 아닌가, 끝내 돕지 못해 참사가 커진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오래 했다"며 "'피해자도 가해자'라는 발언에 분노하는 한편 뒤돌아선 '정말 내 움직임이 누군가를 죽게 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다"고 고백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발표 기준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수는 159명이다.
보건복지부가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 초까지 참사 관련 국가 트라우마센터의 심리 상담 건수는 7141건이었다.
대상은 유족과 생존자가 292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반 국민 2049건, 참사 목격자 1818건, 소방·경찰 등 대응 인력 196건, 생존자 가족 157건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