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먹거리 소개하는 곳에 햄버거·마카롱...영어 설명 없이 한글만 써놓은 문화재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세금 7억원을 들여 메타버스 한국 홍보관을 만들었다.
만든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홍보관에 방문하는 방문자 수가 한 달 기준 접속자가 겨우 9명이라는 점이다.
또 외국인을 상대로 만든 홍보관이지만, 한국인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지난 24일 채널A는 관광공사가 10대와 20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만든 한국 메타버스 홍보관에 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산정사 와불·미황사 등 한국인에게도 낯선 문화재가 영어 설명 없이 한글로만 설명돼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대표 먹거리와 야시장을 소개하는 구간에는 햄버거와 마카롱이 놓였다. 의성 마늘·진영 단감 등 한국 특산물도 있었지만, 이 역시 별도의 영어 설명이 없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방문한 사람은 9명..."외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한글을 소개하는 공간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당 공간에는 '대박', '훈남', '멘붕' 등 신조어가 작성돼 있었다.
관광공사가 홍보관을 만든 지 이제 약 1년이 됐다. 올해 1월에는 약 2059명이 홍보관을 이용했다. 그런데 2월에는 599명으로 방문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 급기야 지난 9월에는 한 달 방문자 수 9명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홍보를 하겠다고 콘텐츠 사업을 진행했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니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다른 사업하느라 홍보가 소홀해 접속자 수가 줄었다"며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