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故 이영승 교사가 사망 2년 만에 순직 인정을 받았다.
20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혁신처가 의정부 호원초에 근무하다 사망한 이영승 교사에 대해 순직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영승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했다.
의정부 호원 초등학교에서 근무한 이영승 교사는 지난 2021년 12월 학부모 3명으로부터 악성 민원을 겪다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학교 측은 이 교사의 죽음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지만 유족 측은 생전 이 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았던 6학년 학생이 수업 시간에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베이는 사고를 당했고, 이후 학부모로부터 치료비를 요구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 교사는 해당 학부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8개월 동안 50만원씩 총 400만 원을 송금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이영승 교사는 매월 돈을 송금한 것 외에도 1차 수술 당시 학부모에게 계좌번호를 요청한 뒤 100만 원을 따로 먼저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학부모 역시 자녀의 장기 결석과 관련해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이영승 교사와 총 394통의 문자 폭탄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학부모들은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학교현장에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선생님 홀로 모든 일을 감당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