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최강희 감독이 14년간 지휘한 전북 현대를 떠나는 순간, 이동국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지난 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경남FC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최종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전북과 경남은 치열한 접전 끝에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2018시즌 최종전이었던 이날 경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전북과 작별하는 최강희 감독의 고별전이기도 했다.
전반전 전북 로페즈가 선제골을 넣자, 모든 선수들이 최 감독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떠나는 최 감독에 대한 존경을 세레모니 대신 표현한 것.
경기가 끝난 뒤에는 최강희 감독 고별식이 이어졌다. 최 감독은 "14년 동안 많은 이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여러분 덕분에 묵묵히 감독 생활을 했다"며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짧은 소감을 마친 최 감독은 선수들을 한 명씩 안아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맨 마지막에 서 있던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 얼굴을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을 품에 안으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최 감독과 이동국이 함께 해온 세월도 10년 이상인 것도 있지만, 이동국이 최 감독 덕분에 새인생을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EPL에서 처절하게 실패해 국내로 돌아온 이동국은 2009년, 정규리그를 앞두고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서도 밀려 선수 생활이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때 최 감독은 이동국을 전북으로 영입해 그의 장기를 최대한 살렸다.
그 덕분에 이동국은 전북에 입단한 2009년에 22골을 터뜨리며 K리그 득점왕에 올랐으며 전북의 창단 첫 K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고별식이 끝난 뒤 이동국은 "그동안 함께 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전북을 이끌었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멀리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전북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은 이제 새 시즌부터는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을 지휘하게 된다.
한편 전북 현대는 최강희 감독 자리를 이어갈 차기 사령탑으로 조세 모라이스 감독(53·포르투갈)을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