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정대세가 향후 북한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싶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13일 일본 축구 전문 매체 '풋볼존'은 일본풋볼리그(JFL) 소속 YSCC 요코하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정대세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정대세는 지난 8월부터 해당 구단의 코치로 합류해 활동 중이다. 현역 시절 가와사키 프론탈레, 시미즈 에스펄스, 알비렉스 니가타, 마치다 젤비아 등 일본 프로축구 무대를 두루 거친 그는 은퇴 후 본격적인 지도자 코스를 밟고 있다.
정대세 인스타그램
정대세는 인터뷰에서 지도자로서의 최종 목표를 북한 대표팀으로 명시했다. 정대세는 "꾸준히 경험을 쌓은 뒤 북한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는 큰 꿈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지향하는 건 전방 압박을 중심으로 한 축구"라며 "내가 생각하기에 승리에 가장 가까운 스타일은 위르겐 클롭 감독의 축구다. 전방에서 수비하고 공을 빼앗은 뒤 수직으로 빠르게 공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격수 출신 이력을 살려 "원래 공격수였던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마무리"라며 "선수들에게 큰 잠재력이 있다. 그들을 어디까지 성장시킬 수 있을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부분의 감독에게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겠지만, 언제나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있다면 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재 보유한 전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대세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북한 대표팀 공격수로 출전했다. 당시 북한은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한 조에 묶여 3전 전패로 탈락했다.
뉴스1
정대세는 조별리그 첫 경기 브라질전을 앞두고 북한 국가가 연주되자 눈물을 쏟아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사령탑 도전 과정에서 맞닥뜨릴 현실적인 장벽도 인정했다. 정대세는 "재일 조선인으로 일본에서 자랐고 한국에도 오가며 지내는 내가 북한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것은 엄청나게 높은 장벽"이라며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예전에 이런저런 문제 행동을 반복하다가 한국 여권까지 취득한 내가 국가대표 감독이라니, 관계자 입장에서는 배꼽으로 차를 끓일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지도자 영입에 보수적인 북한 축구계의 구조적 특성도 언급했다. 정대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전통적으로 군 관련 팀에서 선수와 지도자를 발탁해 대표팀으로 연결하는 흐름이 지배적이다. 다만 재일 조선인 출신 김종성 감독의 사례를 거론하며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정대세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실적이다. J1 팀을 맡아서 우승 타이틀을 얻는다면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라며 "선수 시절 젊었을 때는 야망이 지나치게 커서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괴로웠다. 지금은 눈앞의 일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