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유행한 이색 레시피가 신제품으로 탄생하고, 소비자 투표로 정식 출시될 제품을 결정한다.
농심이 소비자의 취향을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는 참여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완성된 제품을 선보인 뒤 시장 반응을 살피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가 직접 만든 조합을 상품화하거나 출시 전 제품 선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 농심은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소비자 투표로 제품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인기 셰프 에드워드 리와 농심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신라면 치즈&된장'과 '신라면 해물&어묵' 두 가지 레시피를 대상으로 최종 출시 제품을 결정한다.
온라인 투표는 오는 18일까지 농심 홈페이지와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된다. 서울 성수동 '신라면 분식' 팝업스토어에서는 소비자가 두 제품을 직접 맛보고 선택하는 현장 투표도 열린다. 농심은 외부 소비자 평가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 제품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제품은 11월 말 출시돼 내년 1분기까지 한정 판매된다.
농심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에드워드 리 셰프와 공동 개발한 두 가지 신라면 중, 실제 출시 제품을 선정하는 소비자 투표 이벤트를 실시한다. / 사진 제공=농심
이번 프로모션은 소비자를 단순한 구매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제품 선정 과정에 참여시킨다.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어낼 수 있고, 투표와 시식 과정에서 얻은 반응을 제품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심은 SNS에서 유행한 소비자 레시피를 상품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12일 출시하는 스낵 신제품 '너구링'은 인기 라면 '너구리'와 스낵 '양파링'을 결합한 제품으로, 양파링의 고소하고 짭짤한 맛에 너구리 특유의 매콤한 해산물 풍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개발은 소비자들이 스낵에 라면 수프를 넣어 흔들어 먹는 '모디슈머(modisumer)' 레시피에서 착안됐다. SNS에서는 양파링에 너구리 수프를 넣거나 포스틱에 신라면 수프를 더하는 등 기존 제품을 색다르게 즐기는 조합이 관심을 끌었다. 농심은 이 가운데 호응을 얻은 조합을 바탕으로 두 제품의 특징을 하나로 합친 신제품을 개발했다.
너구링은 소비자가 만들어낸 소비 방식을 기업이 정식 상품으로 발전시킨 사례다. 기존에 보유한 라면과 스낵 브랜드를 결합해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특징이 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활용하면 제품의 콘셉트를 전달하기 쉽고, 기존 제품과 다른 조합을 통해 추가적인 구매 동기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소비자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연결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소비자 아이디어 공모전 '2026 그래이맛 콘테스트'에서 1·2위를 차지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10월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올해 공모전에는 약 4만300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으며, 1·2차 소비자 투표에는 약 64만7000건이 참여했다.
농심이 SNS에서 화제가 된 스낵+라면스프 모디슈머 레시피를 정식 제품으로 개발했다. / 사진 제공=농심
식품업계의 소비자 참여형 제품 개발은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는 창구인 동시에 신제품 출시 전 관심을 형성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SNS에서 나타난 소비자의 자발적인 레시피와 반응을 상품 기획에 활용하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포착하고 기존 제품의 활용 범위도 넓힐 수 있다고 본다. 출시 전부터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