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개국 1244개인 CJ포디플렉스의 기술특별관이 2000여개까지 늘어난다.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포함한 22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발판으로 4DX와 스크린엑스 등 글로벌 상영망을 확대하고, 이를 K콘텐츠의 해외 유통 채널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는 전날 CJ포디플렉스에 대한 지분투자를 포함해 총 7건,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사업을 승인했다.
CJ CGV 자회사인 CJ포디플렉스는 4DX와 스크린엑스(ScreenX), 울트라 4DX 등 자체 기술을 활용한 특별관 설치와 전용 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콘텐츠테크 기업이다.
CJ포디플렉스의 SCREENX 상영 장면 / CJ CGV
현재 75개국에서 1244개의 기술특별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특별관 시장에서는 캐나다 아이맥스(IMAX)에 이어 세계 2위 사업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자금 조달 규모는 총 2200억원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의 지분투자로 진행되며 국민성장펀드 지원사업을 통해 첨단전략산업기금이 프로젝트펀드에 출자하는 500억원과 민간 금융권 등에서 조달하는 1700억원으로 구성된다. 운용사는 글랜우드크레딧과 지앤피인베다.
증자 전 CJ포디플렉스의 기업가치는 약 48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단순한 극장 확장이 아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주요 플랫폼과 유통 채널 상당수는 여전히 해외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CJ포디플렉스는 자체 기술특별관을 해외에 확대해 이 같은 유통 구조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J포디플렉스가 호주·뉴질랜드에서 확대하고 있는 SCREENX 키비주얼 / CJ CGV
시장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상화되면서 단순 관람을 위한 극장 수요는 줄었지만 대형 스크린과 움직이는 좌석, 바람·물·향기 등의 효과를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기술특별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평균 관람권 가격이 높아 같은 관객 수로도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영화와 공연 실황을 특별관용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효과(VFX) 등 연관 산업의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CJ포디플렉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기술특별관을 현재 1244개에서 20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에 새로 들어서는 특별관을 K콘텐츠 상영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CJ포디플렉스는 신설 해외 기술특별관에서 연간 14일 이상 한국 콘텐츠를 상영하는 이른바 '글로벌 K-스크린쿼터'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산 블록버스터뿐 아니라 K팝 공연 실황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해외 관객에게 꾸준히 선보일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J포디플렉스가 필리핀 SM시네마에 선보인 SCREENX관 / CJ CGV
CJ CGV가 공개한 2025년 실적에 따르면 CJ포디플렉스의 매출은 1464억원으로 전년보다 18.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 증가에도 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서는 등 수익성 부침을 겪었지만 연간으로는 흑자를 기록했다.
'F1 더 무비'와 '아바타: 불과 재',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등 4DX와 스크린엑스에 최적화된 콘텐츠의 흥행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글로벌 특별관 확대는 국내 콘텐츠테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별관용 콘텐츠 제작이 늘어나면 CG와 VFX 시장뿐 아니라 4DX에 들어가는 모션시트와 환경효과 장치 등 관련 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 측은 "기술력과 플랫폼을 통해 컴퓨터그래픽·시각효과, 모션체어 등 콘텐츠테크 산업 전반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한편, 모션시트·환경효과 장치 등 핵심부품을 만드는 국내 협력업체의 동반성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포디플렉스가 개발한 4면 SCREENX관. 정면과 좌우 벽면에 이어 천장까지 화면을 확장했다 / CJ CGV
국민성장펀드의 올해 1~8월 누적 승인 규모는 17조9000억원으로 연간 목표액 30조원의 약 60%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직접투자 2조8300억원, 간접투자 1조5900억원, 인프라 투융자 6조8700억원, 저리대출 6조5900억원이 승인됐다. 지원 대상은 26개 기업과 4개 인프라 사업, 1개 부처협업펀드다.
CJ포디플렉스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글로벌 특별관을 2000개 규모로 확대하고, 자체 기술과 상영망을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