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교도소 탈옥 방지를 위해 악어를 배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지난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환경보호부는 나일악어의 법적 지위를 '야생동물'에서 '사육 번식 야생동물'로 변경하는 규정 개정안을 시행했다.
규정 개정으로 악어를 관리하는 권한이 이스라엘 자연공원청에서 안보 기관으로 이관됐다. 교도소를 비롯한 보안 시설에서 안보를 목적으로 악어를 사육하고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셈이다.
미 국토안보국 공식 X
이번 조치는 극우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이 추진해온 계획을 실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수용된 교도소 주변에 악어를 배치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Alligator Alcatraz)'로 불리는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영감을 받은 방안이다.
규정 발표 직후 벤그비르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목줄을 맨 악어와 함께 있는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을 게시하며 "탈옥을 시도할 생각인가? 다시 생각하라"는 글을 남겼다.
개정된 규정은 안보 기관이 나일악어를 사육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제한 조건도 함께 명시했다. 악어가 야생으로 풀려나지 않도록 자연공원청장이 정한 기준을 따라야 하며, 환경보호부 장관이 안보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보유가 가능하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벤그비르 장관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체포된 하마스 조직원들이 대거 수감된 남부 케치오트(Ketziot) 교도소 주변에 악어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이 계획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스라엘 자연공원청은 곧바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 방송 채널13은 "교정당국 내에서도 일부 관계자들이 해당 제안을 조롱 섞인 반응으로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실제 악어 배치가 이뤄질지를 놓고는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불법 이민 단속 정책의 상징으로 추진했던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는 개소 약 1년 만에 폐쇄됐다.
이 시설은 지난해 7월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의 비행장 부지에 텐트와 이동식 건물로 단기간에 설치됐다. 하지만 하루 운영비만 120만 달러(약 18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과 수용 환경을 둘러싼 지속적인 인권 논란을 견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