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콩고민주공화국 로마미강 동쪽 열대우림에서 처음 렌즈에 포착된 수수께끼의 원숭이가 20년 가까운 추적 끝에 신종으로 확인됐다.
코와 입 주변이 옅은 오렌지색을 띠는 이 원숭이는 마치 가면을 쓴 듯한 독특한 외모로 다른 어떤 아프리카 원숭이와도 구별된다. 이번 발견으로 1951년 이후 아프리카 대륙에서 새롭게 밝혀진 원숭이 종은 총 5종이 됐다.
최근 콩고 '루쿠루 야생동물 연구재단'과 미국 플로리타애틀랜틱대 공동 연구진은 로마미국립공원에서 구세계원숭이인 콜로부스원숭이 신종을 발견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 원숭이에 '콜로부스 콩고엔시스(Colobus congoensis)'라는 학명을 부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을 통해 공개됐다.
다니엘 로젠그렌/로마미국립공원
2008년 루쿠루재단 조사원들은 현장 조사 중 로마미강 동쪽 열대우림 나무 꼭대기에서 이전에 본 적 없는 원숭이를 촬영했다. 하지만 당시 사진은 너무 흐릿해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플로리타애틀랜틱대 박사과정생 주니어 암보코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이 너무 선명하지 않아서 당시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10년이 흐른 2018년 11월, 원숭이가 다시 나타났고 루쿠루 야생동물 연구재단 연구원이 이를 포착하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연구진은 10개월간 계획적인 현장 조사를 통해 원숭이를 7차례 더 관찰하고 사진 기록을 확보했다.
2022년까지 연구진은 로마미국립공원과 인접 지역에서 육상 조사, 새벽 울음소리 조사, 하천 모니터링, 지역 주민 안내 탐색 등을 실시해 총 114차례 관찰에 성공했다. 마을 52곳 주민 인터뷰 결과, 8곳에서 이미 이 원숭이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일부 부족은 원숭이가 발견되는 지역 이름을 따 '리크웰리(likweli)'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원숭이는 콩고 북동부의 매우 제한된 지역에만 서식하며 성향이 수줍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로마미국립공원
관찰 결과 몸길이는 약 1.3m, 몸무게는 약 7kg의 중형 원숭이로 매우 독특한 체취를 지녔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연상시키는 소리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얼굴 생김새다. 입 주변과 코 아래 오렌지색 피부는 다른 아프리카 콜로부스원숭이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 얼굴 무늬가 일부 아시아 콜로부스원숭이에서 나타나는 무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2021년 국립공원은 불법 사냥으로 사망한 리크웰리 3마리를 압수했고, 연구진은 이 표본의 외형, 골격구조,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완전히 새로운 종임을 최종 확인했다.
리크웰리는 1951년 이후 새롭게 밝혀진 아프리카 원숭이 5종 중 하나가 됐다. 지난 75년 동안 발견된 다른 신종으로는 탄자니아 고원지대의 고지대망가베이(키펀지), 가봉의 황금색 꼬리 해꼬리원숭이, 콩고의 엉덩이와 고환이 선명한 파란색을 띠는 레술라 등이 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좁은 서식 범위와 개체 수, 증가하는 사냥 압력과 서식지 파괴를 고려해 리크웰리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 위기(EN) 등급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