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금)

"가장 중요한 주민의견은 전면 배제"... 양평군, 화장시설 후보지 선정 과정 논란

"마을 주민 가운데 누구도 동의한 적이 없는데 왜 우리 마을이 화장시설 후보지가 된 건가요?"


경기도 양평군(군수 전진선)이 추진 중인 공설장사시설(가칭 양평추모공원) 건립 사업이 후보지 발표 직후 주민 반발에 직면했다.


16일 양평군 서종면 수능2리 주민 A씨는 지난달 29일 양평군청이 공개한 '양평군 종합장사시설 건립 후보지 선정결과' 후보지 중 한 곳에 자신들이 사는 마을이 오른 것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사전 설명이나 주민 동의 등 어떠한 절차도 없이 마을이 후보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운영된 주민숙의단에도 수능2리 주민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공설장사시설 건립은 양평군이 수년째 해결하지 못한 지역 현안 중 하나다. 군에 따르면 군민 다수가 화장을 선호하는 장례 방식으로 꼽았고,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보다 화장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양평군


하지만 시설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유치에는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이 이어지면서 부지 확보는 쉽지 않았다.


이에 양평군은 당초 공개모집 방식으로 후보지를 찾았다. 군은 유치 지역에 60억 원 규모의 마을발전기금을 지원하고 식당·매점·카페 등 부대시설 운영권 부여, 기간제 근로자 우선 채용, 화장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과 함께 지역 공원화와 산책로 조성, 숲 해설 프로그램 운영 등 주민 친화형 장사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모 참여 조건은 해당 마을 가구주의 60% 이상 동의를 받는 것이었지만 실제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모 기간을 수차례 연장했음에도 참여 지역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논란은 군이 사업 방식을 공개모집에서 '국민 추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했다. 양평군 내 들어설 화장시설의 부지를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추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집한 것이다.


군에 따르면 추천 방식 전환 이후 총 36곳이 후보지로 접수됐으며, 입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5곳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서종면 수능리도 이 과정에서 후보지에 포함됐다.


국민 추천 방식으로 후보지에 올랐고, 마땅한 부지로 판별돼 최종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설명이나, 수능2리 주민들에게는 불친절한 '통보'에 가까웠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환경적 영향 역시 주민들의 우려에 포함됐다. 후보지로 선정된 서종면 수능리 일대는 상수원 보호구역 인근에 위치해 자연환경 보존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지역이다.


A씨는 인사이트에 "수목장 설치도 환경적 영향과 지역민 반대 등을 이유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이번 후보지 선정에 우리 마을이 오른 건 앞서 무산된 수목장 설치에 대한 보복성 결정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종합장사시설 후보지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해당 지역은 과거 2016년과 2026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수목장 설치 신청이 접수되었으나, 환경 영향과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양평군이 최종 불허했던 곳이다.


화장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 우려가 적은 수목장조차 불허된 청정 지역에 떨어진 갑작스러운 군의 후보지 선정 통보는 절차적 정당성이 생략됐음은 물론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현재 주민들은 현재 후보지 선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주민들의 실질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 구조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 인근의 환경 보존 가치와 주민 소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양평군이 향후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원만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양평군은 현재 발표된 5곳이 최종 부지가 아닌 검토 대상 후보지임을 분명히 했다.


군 관계자는 "오는 8월 말 또는 9월부터 후보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 설명회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민 설명회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까지 주민 수용성이 높은 곳을 최종 건립지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