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323억 7000만 달러(한화 약 48조 3478억 원) 순유출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경계감과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수요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은 307억 2000만 달러(약 45조 8833억 원) 순유출됐다. 순유출이란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된 자금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 중 주식 부문에서만 323억 7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글로벌 차원에서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시장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주된 배경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 상승으로 그동안 쌓인 주식 보유 물량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움직임이 더해졌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전거래일 대비 49.90p(0.73%) 오른 6856.83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5.38p(1.92%) 내린 783.98에 마감했다. 2026.7.14/뉴스1
외국인 주식자금은 연초부터 계속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였다. 1월 5000만 달러(약 746억 원) 순유출을 시작으로 2월 135억 달러(약 20조 원), 3월 297억 8000만 달러(약 44조 원), 4월 26억 8000만 달러(약 4조 원), 5월 318억 3000만 달러(약 47조 원)에 이어 지난달까지 6개월 내리 순유출 기록을 이어갔다.
채권 부문은 이와 다른 모습이다. 채권자금은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원)가 순유입되며 주식 이탈을 일부 상쇄했다. 국고채 만기가 돌아왔지만 세계국채지수 편입 비중이 늘면서 외국인 자금이 채권 쪽으로 흘러들었다.
WGBI 편입에 따른 국고채 비중은 올해 4월 0.22%에서 출발해 5월 0.46%, 지난달 0.67%로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이 비중은 4월부터 8개월간 매달 점진적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주식과 채권을 합친 전체 증권 투자자금 기준으로는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순유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증권자금 순유출 규모는 올해 3월 기록한 365억 5000만 달러(약 54조 6349억 원)보다는 작은 수준이다.
한편 올해 2분기 국내 은행들 사이 외환거래 규모는 커졌다. 국내 은행 간 시장에서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534억 달러(약 79조 8436억 원)를 나타내 전 분기 454억 8000만 달러(약 68조 원)보다 79억 2000만 달러(약 11조 8419억 원)증가했다. 이는 원·달러 현물환 거래가 전 분기 대비 29억 1000만 달러(약 4조 원)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