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0일(금)

"이란 공격 왜 안 알렸냐" 묻자 "그럼 진주만은?"... 트럼프 농담에 다카이치 '당혹' (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진주만 공습'을 언급하는 파격적인 농담을 던지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일본의 적극적인 군사적 기여를 강력히 압박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강력한 밀착 행보와 거침없는 압박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인사이트백악관 공식 유튜브


이날 백악관에 도착한 다카이치 총리는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품에 와락 안기며 친밀감을 과시했고, 회담 내내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라 칭하며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유일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공개 지지했던 점을 언급하며 "매우 인기 있고 힘 있는 여성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뼈 있는 대화가 오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과 관련해 일본의 적극적인 기여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이란 대응에 대한 일본의 지원 수준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일본은 나토(NATO)와 다르며 매우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는데, 이는 파병 요청을 거절한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일본에는 더 높은 수준의 동참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란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인사이트백악관 공식 유튜브


회담의 백미는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진주만 농담'이었다. 한 일본 기자가 이란 공격을 동맹국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아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습의 효과를 위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다카이치 총리를 바라보며 "기습에 대해 일본보다 더 잘 아는 곳이 어디 있겠나. 진주만 공격 때는 왜 나에게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을 면전에서 거론한 이 발언에 현장에서는 폭소가 터졌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밀당' 정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다. 찬사와 포옹으로 동맹의 친밀함을 연출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과거사까지 들춰내며 상대의 허를 찌르고 실질적인 군사·경제적 기여를 이끌어내는 압박 전술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진주만 언급을 자제해 왔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기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금기시되던 소재까지 동원하며 기존 외교의 틀을 깼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굳건한 신뢰 관계를 확인받는 성과를 거뒀으나,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무역 협상 등 까다로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YouTube 'The White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