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HD현대에 추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가 수년에 걸쳐 '수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20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HD현대가 팔란티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선박 제조 속도가 약 30% 빨라졌다고 양사가 밝혔다고도 전했는데, 같은 날 HD현대는 정기선 회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알렉스 카프(Alex Karp)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공급 계약 체결과 관련한 행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다보스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팔란티어는 구체적 계약 조건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오른쪽)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겸 CEO(왼쪽) / 사진제공=HD현대
다만 HD현대가 밝힌 '협력 확대'의 핵심은 적용 범위를 그룹 전반으로 넓히는 데 있습니다. HD현대는 기존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중심의 협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팔란티어는 기업용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공급하는 업체로, 미 국방부와 해군, 육군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D현대는 팔란티어가 '에이전틱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양사는 2021년 HD현대오일뱅크를 시작으로 협력을 이어왔습니다. HD현대는 팔란티어의 빅데이터 솔루션과 인공지능 플랫폼(AIP)을 핵심 사업에 도입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팔란티어의 데이터 플랫폼 'Foundry'와 AIP의 적용 범위가 그룹 차원으로 넓어지고, 일부 계열사는 관련 플랫폼을 처음 활용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회장과 카프 CEO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HD현대는 두 사람이 지난해 3월에도 만나 'AI 조선소' 프로젝트와 방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다보스 회동은 당시 논의가 그룹 전반의 실행 과제로 확장되는 장면으로 읽힙니다.
HD현대는 팔란티어와 공동으로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를 구축해 임직원의 고급 데이터 분석과 AI 활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장에 솔루션을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분석 역량과 운영 체계를 조직 안에 굳히겠다는 취지입니다.
사진제공=HD현대
정 회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는 그룹 전반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으로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팔란티어는 세계적인 AI 기반 분석 역량을 갖춘 파트너로, HD현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에 실행력을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프 CEO는 "HD현대는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개척자"라며 "양사의 파트너십 확대는 혁신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회장은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2026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해 AI와 에너지 산업의 미래 방향성 등을 논의했습니다. 올해 포럼은 'A Spirit of Dialogue'를 주제로 스위스 다보스-클로스터스에서 진행됐으며, HD현대는 정 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이 2023년부터 이어져 올해로 네 번째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