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3일(금)

여객 흔들릴 때 버텨낸 방산... 대한항공 수익 구조, 재배치 시작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라는 대형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여객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방위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항공우주사업본부가 2025년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면서, 방산 부문이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가와 환율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여객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장기 계약 기반의 방산으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한항공, 항공화물 시스템에 고객사 연계 전면 확대대한항공, 항공화물 시스템에 고객사 연계 전면 확대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5년 1~3분기 누적 매출 4713억 8800만원, 영업이익  165억 74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 흑자를 확보한 만큼 4분기 실적이 더해지면 2025년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는 게 대체적 시각입니다. 연간 매출은 7000억원대 중후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항공우주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대한항공 전체 매출과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전체 매출이 약 16조 5천억원인데, 항공우주사업부문은 이것의 약 5%입니다. 하지만 적자 사업부라는 부담을 털어내고, 수익을 내는 조직으로 전환은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여객과 화물 시황만을 바라봐야 하는 과거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했던 회사에는 큰 결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흑자 전환의 핵심 동력은 대규모 방산 수주입니다. 대한항공은 우리 군 블랙호크(UH-60) 헬기 36대를 최신화하는 성능개량 사업을 따냈고,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도 수주했습니다. 다만 국가 기밀과 연결되는 국방부 사업 특성상 개별 사업의 금액 표기는 추정치만 나올 뿐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정비사들이 UH-60 헬기의 '창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항공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정비사들이 UH-60 헬기의 '창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항공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은 항공기에 임무장비를 탑재해 주변국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jamming)으로 적의 방공망과 무선 지휘통신 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꼽힙니다. 현대 전장에서 전자전 능력의 비중이 커지면서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분야입니다.


방산 확대는 여객 중심 사업 구조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에는 최적의 사업으로 여겨집니다. 항공 운송업은 고환율·고유가 국면에서 유류비와 리스료 부담이 커지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합니다. 반면 방산 계약은 정부를 상대로 한 장기 사업이 대부분이어서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산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한국의 기업과 협업하고자 하는 타국 국방부의 방산 수요도 늘어나는 흐름이어서 '미래 먹거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내세우는 미래 성장 축은 MROU(정비·개조·업그레이드)와 무인기입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50년 이상 축적한 MROU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 테크센터의 인력·기술·설비를 거점 삼아 관련 역량을 고도화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항공기 운용 기간 동안 유지·보수 수요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업 특성상, 정비 분야가 장기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뉴스1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뉴스1


시장에서는 방산 부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iM증권은 "무인기와 전투기 성능개량 분야에서 수주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2026년부터 외형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분기 매출이 3천억원대로 올라설 경우 연간 매출 1조원대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은 단순한 실적 반전이라기보다, 대한항공의 수익 구조가 재배치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여객 사업은 수요 회복기에도 환율·유가, 리스료 같은 외부 변수에 손익이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방산과 MROU는 정부·군을 상대로 한 장기 사업이 많아 매출 인식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대신, 일감의 가시성과 현금 흐름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증권업계에서 항공우주사업을 '여객 편중 구조의 완충재'로 보는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