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2일(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비요른 안데레센 별세... 향년 70세

스웨덴 출신 배우 비에른 안드레센이 7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안드레센은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명작 '베니스에서의 죽음'과 최근작 '미드소마'로 국내외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입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AFP통신과 스웨덴 공영방송 SVT는 안드레센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의 연출자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룀의 발표를 인용해 안드레센이 지난 25일 암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ommon.jpg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린드스트룀 감독은 "수년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만큼 아주 특별한 관계였다"며 "그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종의 망연함이 든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다큐멘터리 공동 연출자 크리스티안 페트리는 "지금 가장 많이 떠오르는 건 그와 함께한 모든 멋진 순간들이다"라며 "그는 용감한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습니다.


안드레센은 1955년 1월 2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10세 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후 조부모의 손에서 성장했습니다.


1970년 로이 안데르손 감독의 영화 '사랑의 역사'에서 단역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인 1971년 개봉한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주인공 '타치오' 역을 맡으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습니다.


당시 안드레센의 빼어난 외모는 전 세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f0911b52b2353d3600ce679a1840593d.jpg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하지만 안드레센은 훗날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촬영 과정에서의 경험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영화 시사회 이후 비스콘티 감독이 그를 여러 남성과 함께 게이 클럽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폭음을 했다는 것입니다.


안드레센은 2021년 스웨덴 엑스프레센과의 인터뷰에서 "촬영 중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끝나고 나서는 마치 늑대들에게 내던져진 고깃덩이처럼 느껴졌다"며 "신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정말 불쾌한 경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그는 또한 "좋은 점이 있다면 (이 일이) 영화계에서 아동이 얼마나 잔혹하게 착취되는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라며 "아이들을 이용하고, 귀여워하다가, 나중엔 그냥 늑대들에게 던져 버린다"고 영화계의 아동 보호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다운로드 (9).jpg영화 '미드소마'


안드레센은 1980년대 스톡홀름 연극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했으며, 밴드 '스벤-에릭스'의 키보디스트로도 활동했습니다.


2019년에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화제작 '미드소마'에서 노인 '단' 역할을 맡아 다시 한번 주목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