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8일(토)

두 자녀만 키워도 소득세 0원, 저출산 위기에 파격적인 세제혜택 꺼낸 폴란드

폴란드가 심각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전례 없는 세제 혜택을 도입했습니다. 두 자녀 이상을 양육하는 부모에게 개인소득세를 완전히 면제해주는 '소득세 제로(PIT Zero)' 정책이 그 핵심입니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지난 8월 발의했던 소득세 제로 법안에 공식 서명을 완료했다고 유로뉴스가 보도했습니다. 이번 법안은 단순한 세금 감면을 넘어 부가가치세 인하(23%에서 22%로), 자본이득세 완전 폐지, 연금 인상 제도 신설 등을 포괄하는 대규모 세제 개혁의 일환입니다.


새로운 제도의 핵심은 두 자녀 이상을 실제 양육 중인 부모들의 소득세를 전액 면제하는 것입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여기에는 법적 보호자와 위탁 부모도 포함되며, 연간 소득 14만 즐로티(약 5480만 원) 이하 가정이 대상입니다.


실제 혜택은 2026년 과세 신고분부터 적용되어 2027년 세금 신고 시점에 체감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폴란드 대통령실은 이번 정책으로 해당 가구들의 월평균 소득이 약 1000즐로티(약 39만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취임 첫날부터 소득세 감면을 시행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이번 법안 서명으로 핵심 공약을 실현했습니다.


이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가정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가처분 소득을 늘려 소비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폴란드의 출산율 현실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여성 1명당 출산율이 1.1명을 기록해 1990년의 1.9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그동안 폴란드 정부는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시행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을 둘러싸고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무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월 소득 7000 즐로티(약 273만 원) 가정은 월 395즐로티(약 15만 원)의 절세 혜택을 받는 반면, 월 1만2000즐로티(약 468만 원) 소득 가정은 월 913즐로티(약 36만 원)의 더 큰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반대로 저소득층은 이미 면세 대상이거나 소득세 부담이 적어 실질적인 혜택이 미미한 상황입니다.


세무전문가 피오트르 유슈치크는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거나 면제받고 있는 저소득층은 혜택이 크지 않지만, 고소득층은 큰 절세 효과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지난 9월 11일 개최된 공청회에서 참가자의 76%가 이번 세법안에 찬성 의견을 표명했으며, 반대 의견은 16%에 그쳤습니다.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도 66%가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