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해서웨이, 97억달러 규모 옥시켈 인수 계약 체결
워런 버핏 회장(95)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대규모 기업 인수에 나섰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석유화학 자회사 옥시켐을 97억달러(13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022년 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달러(약 16조원)에 인수한 이후 3년 만에 진행되는 가장 큰 규모의 기업 인수입니다.
워런 버핏 회장 / gettyimgesKorea
화학 산업 부문에서는 2011년 특수화학업체 루브리졸 인수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투자가 됩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현재 시가총액이 약 460억 달러에 달하며, 버크셔해서웨이가 이미 최대 주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 거래 대상인 옥시켐은 정수용 염소 처리, 배터리 재활용, 제지 등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6월 말까지 1년간 약 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버핏 회장의 마지막 '코끼리 사냥' 될 가능성 주목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이번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내년 1월 경영 일선에서 은퇴를 앞둔 버핏 회장의 마지막 '코끼리 사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와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텍사스주 더우드랜즈(The Woodlands)에 위치한 옥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본사 / gettyimagesKorea
당시 비키 할럽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최고경영자(CEO)는 아나다르코페트롤리엄 인수를 두고 셰브런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380억달러 규모 인수 제안이 성사될 수 있도록 100억달러 규모 우선주 매입에 나서며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셰브런을 제치고 아나다르코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고, 버크셔해서웨이는 이후 꾸준히 지분 매입을 늘려가며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60년 만의 은퇴 앞둔 버핏, 공격적 투자 행보 재개
버핏 회장은 올 5월 주주총회에서 연말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고 그레그 아벨 부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발표하며 60년 만의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몇 년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대규모 투자 결정 없이 수년간 현금 보유량을 늘려왔습니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 16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시금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버핏 회장 또한 "현금성 자산보다 좋은 기업을 소유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실적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3,440억 달러(약 48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