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의 보트 공격, 전문가들은 "단순한 놀이 행동"이라고 설명
포르투갈 해역에서 범고래들이 관광 보트를 연이어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해양 생물학자들은 이것이 공격이 아닌 단순한 놀이 행동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Mercedes-Benz Oceanic Lounge
지난 16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포르투갈 폰치 다 텔랴(Fonte da Telha) 해변에서 관광객을 태운 보트가 범고래 무리의 공격으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여러 마리의 범고래가 보트를 쫓아가며 배에 몸을 부딪히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이로 인해 배가 서서히 기울다가 결국 물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같은 시기에 카스카이스 북쪽 해역에 있던 또 다른 선박도 범고래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다행히 두 선박에 탑승했던 9명의 인원은 모두 인근 선박들에 의해 구조되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범고래의 반복되는 선박 접촉, 2019년 이후 급증
Mercedes-Benz Oceanic Lounge
이 지역에서는 2019년 이후 범고래들이 선박을 공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약 500건의 공격 사례가 기록됐으며 범고래들은 주로 배의 키(방향타)를 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접촉으로 인해 선박의 20%가 손상됐고 여러 척의 배가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선박과 관광 산업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범고래들의 행동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페인 고래류 보전·정보·연구협회(CIRCE)의 르노 드 스테파니스 회장은 "이것은 공격적인 행동이 아니라 장난스러운 행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베리아 범고래들과 보트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공격성, 포식, 또는 영토 방어의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테파니스 회장은 범고래들이 특히 요트의 키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키는 밀면 움직이고 진동하는 등 반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자극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해양 포유류 전문가 클레어 안드비크 박사도 이 범고래들이 "단순히 장난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동의했습니다.
안드비크 박사는 "범고래들에게는 배의 키로 노는 것이 흥미롭고 보람 있다. 키는 물속으로 길게 내려와 있고, 그들이 치면 움직이는 큰 물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람이 키를 잡고 조종하려 하면 약간의 저항이 생기기 때문에 그들은 더 재미있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안드비크 박사는 "인간의 관점에서는 배가 흔들리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전혀 재미있지 않다"고 인정했습니다.
Whale Watch Western Australia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 인간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아
범고래는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혹등고래와 회색고래 새끼 등 다양한 종을 사냥하며, 큰 먹이를 사냥할 때는 시속 56km로 차례차례 들이받고, 살을 물어뜯고, 숨구멍을 막아 익사시키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범고래들은 심지어 바다의 무시무시한 포식자인 백상아리와 지구상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대왕고래(blue whale)까지도 공격해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간이 바다에 빠져도 범고래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합니다.
안드비크 박사는 "범고래들은 매우 지능적이며 인간을 먹잇감으로 오인하지 않는다"면서 "인간이 고래나 바다표범이나 물고기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