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로 유입된 국내 미기록 외래생물 2종 첫 발견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해양쓰레기에 부착된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분류학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기록 외래생물 2종을 발견했습니다.
17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도서·연안 지역으로 유입된 해양쓰레기를 조사하여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제주 추자도 후포해변서 발견된 메가발라너스 코코포마 /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외래생물은 국외로부터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유입되어 본래의 원산지나 서식지를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존재하게 된 생물을 의미합니다.
이번 연구는 도서·연안 쓰레기를 통해 한국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무척추동물의 생물상을 파악하고 국내 유입 경로와 확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되었습니다.
해양쓰레기가 외래종 유입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연구팀은 부착성 무척추동물인 따개비류 '메가발라너스 코코포마(Megabalanus coccopoma)'와 이끼벌레류 '아스피델렉트라 비하마타(Aspidelectra bihamata)' 등 2종의 외래생물을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현재까지는 이들 생물의 생태계 유해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신안 증도에서 발견된 아스피델렉트라 비하마타 /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해양쓰레기에서 발견된 열대성 외래생물의 특성
메가발라너스 코코포마는 지난해 8월 제주시 추자도 후포해변에서 수거한 고무 슬리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종은 열대성 따개비류로 선박 선체나 부유물체 등에 부착하여 서식하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스피델렉트라 비하마타는 지난 5월 신안군 증도 검산항에 버려진 폐어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종은 기존에 동중국해에서만 보고된 바 있어 이번 발견은 해당 종의 국내 유입 및 정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앞으로 이들 생물의 분포 특성과 유전자 연구를 통해 해양쓰레기를 매개로 한 외래생물의 확산 경로를 규명하고 이를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한국해양학회와 7월 한국동물분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각각 발표되었습니다.
김현경 전임연구원은 "유입 쓰레기에 부착된 생물은 외래생물의 이동 경로와 생물다양성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며 "이번 분류학적 연구를 통해 국내 미기록종을 확인한 것은 기후변화와 인위적 유입에 따른 생물 분포 변화를 파악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 전임연구원은 "앞으로도 도서·연안 생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외래생물의 정착 여부와 생태계 영향을 규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