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인간의 소통 혁명, '동물 인터넷' 개발 현황
과학계에서 동물과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에 혁신을 가져올 '동물 인터넷'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 전화기'와 '앵무새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동물 통신 기기가 연구 중인데요 이는 반려동물과 주인 간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그 폰' 활용해 반려견과 영상통화 /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 홈페이지
지난 1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대학 연구진은 앵무새, 원숭이, 고양이, 개 등 여러 동물을 대상으로 장거리 영상 및 음성 통화 실험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대학의 '동물-컴퓨터 상호작용 그룹'을 이끄는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집에 혼자 남은 동물이 주인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도그 폰'(Dog Phone) 개발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의 반려견 '잭'은 움직임 감지 센서가 내장된 전자 공을 물고 흔들어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공이 움직임을 감지하면 노트북 PC에서 영상 통화가 시작되어 잭은 원할 때 언제든지 주인과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견주도 이 시스템을 통해 반려견에게 전화를 걸 수 있으며 양쪽 모두 자유롭게 전화를 받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혁신 기술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앵무새 간 소통 /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 홈페이지
연구진은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과 협력하여 반려 앵무새 간의 장거리 소통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온라인에 접속한 다른 앵무새들과 연락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실험에 참여한 26마리의 앵무새는 혀로 살짝 화면을 건드려 작동하는 특별 설계된 터치스크린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이들은 하루 최대 3시간씩 시스템을 사용했고 각 통화는 최대 5분간 지속되었습니다.
앵무새들의 소통 내용은 털 고르기, 장난감 놀이, 발성 교환 등 다양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대부분의 앵무새는 특정 친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도 발견되었습니다.
앵무새의 인간 주인들은 새들이 사람과만 교류할 때보다 온라인으로 다른 앵무새와 상호작용할 때 더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splash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리버풀에서 열린 '영국 과학 축제'에서 이 연구 내용을 소개하며 "단순한 영상 통화를 넘어 동물들이 실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동물이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될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수는 "오늘날 반려동물이나 동물원 동물의 기본적인 필요 사항을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하지만, 이들의 인지 능력을 더 활용하고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더 큰 기회는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래 '동물 인터넷'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며 "집에서도 동물이 전 세계 동물들과 우정을 쌓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