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6일(화)

수컷 없이 임신했다... 암컷 이구아나, 짝짓기 안 하고 새끼 8마리 출산

수컷 없이 새끼 낳은 이구아나, 생물학계 화제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수컷과 만난 적 없는 암컷 이구아나가 새끼 8마리를 출산하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해 세계 생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image.pngExotic Zoo Telford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 인근 슈롭셔주 텔퍼드에 위치한 이그조틱 동물원(Exotic Zoo)에서 '캐럴(Carol)'이라는 이름의 암컷 투구머리이구아나가 수컷과의 접촉 없이 새끼 8마리를 출산했습니다. 


동물원 측은 예상치 못한 사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그조틱 동물원의 전무이사 스콧 애덤스는 "우리는 암컷만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알을 낳아 상당히 놀랐다"며 이번 사건을 "동물계에서 가장 희귀한 사건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위생식: 자연계의 희귀한 생존 전략


전문가들은 이번 출산이 '단위생식(parthenogenesis)'이라는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image.pngExotic Zoo Telford


단위생식은 수정되지 않은 알에서 새끼가 발생하는 드문 형태의 무성생식으로 자연계에서는 극히 드물게 관찰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하루살이, 칠면조, 비단뱀 등 일부 종에서 보고된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암컷 상어만 있는 수조에서 새끼가 태어나는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아직 어떤 요인이 단위생식을 촉발하는지 또 이 능력을 가진 종들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짝을 찾기 어려운 환경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게 단위생식이 더 자주 발생한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종의 생존을 위한 자연의 놀라운 적응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끼 이구아나의 미래


image.pngExotic Zoo Telford


현재 태어난 8마리의 새끼 이구아나들은 열대 서식지와 유사한 특별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세심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어미와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암컷으로 태어났는데 이는 파충류와 곤충의 단위생식에서 흔히 관찰되는 특징입니다.


애덤스 전무이사는 "야생에서 수컷이 없어도 이들은 개체군을 이어갈 수 있다"며 "일종의 '생명은 길을 찾는다(life finds a way)'는 말의 실제 사례"라고 전했습니다.


image.pngExotic Zoo Telford


동물원 측은 8마리 새끼 이구아나가 곧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며 일부는 다른 동물원의 전시 요청에 따라 이전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투구머리이구아나는 주로 나무에 서식하는 파충류로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의 열대우림에 분포합니다.


이 종은 몸길이의 약 60%가 꼬리로 이루어져 있어 균형 유지에 유리하며, 긴 다리를 활용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