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교도소 '철창 월병', 중추절 앞두고 대란 발생
대만의 추석 명절인 중추절을 맞아 장화교도소에서 제작하는 '철창 월병'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판매 시작 단 4시간 만에 7만 개가 예약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운데요.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 개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대만 자유신보(LTN)와 나우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장화교도소 내 제과공방에서 만드는 철창 월병의 사전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장화교도소 페이스북
판매 첫날에는 예약 희망자들이 몰리면서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한 시민은 무려 600통의 전화를 걸었음에도 주문에 실패해 법무부에 항의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교정시설의 특별한 맛, 철창 월병의 성공 비결
철창 월병의 인기는 약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만의 유명 레스토랑 출신 스타 셰프 출신 수용자가 기존 레시피를 개선하면서 시작됐는데요. 그는 달걀노른자 월병과 전통 녹두월병의 당도를 낮추고 맛을 조정했고, 이후 수용자와 그 가족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일반 시민들도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제는 중추절 필수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초기에는 하루 100개 정도만 생산했지만, 현재는 하루 2,500개 이상으로 생산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현지에서는 "대만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월병"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바이두
올해 철창 월병은 인력 문제로 '달걀노른자 페이스트리'와 '녹두병' 두 가지 맛만 생산하며, 하루 550상자를 출고한다고 장화교도소 측은 설명했습니다.
달걀노른자 페이스트리 한 상자(10개입)의 가격은 410대만달러(약 1만9000원)로, 지난해보다 10대만달러(약 460원) 인상됐습니다.
9월 22일부터 10월 6일 사이의 예약 물량은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입니다.
교정시설의 사회 복귀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
철창 월병이 품귀 현상을 빚자 대만 법무부는 전국 교정기관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월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철창 월병 지도'를 공개했습니다.
이 지도에는 대만교도소의 '봉황 페이스트리', 자이교도소의 '삼구 페이스트리', 가오슝 제2교도소의 '자색고구마 유성 페이스트리', 핑둥·난터우 구치소 종합 월병 등 총 22종의 월병이 소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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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저청 장화교도소 부소장은 "월병 판매의 목적은 이윤 추구가 아니라, 수감자들이 제빵과 제과 기술을 배우며 출소 후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15년형을 살고 있는 한 수감자는 "수감 전에는 제과 경험이 없었지만 흥미를 느껴 배우기 시작했고, 여러 종류의 빵과 과자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출소 후에는 제빵사로 취업하거나 창업해 독립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철창 월병은 단순한 명절 간식을 넘어 수감자들의 새 출발을 돕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