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학생, 아프리카 축구팀의 구단주가 되다
한국인 대학생이 아프리카 말라위 3부리그 축구팀의 구단주가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그것도 열악한 환경에 놓인 3부 리그 팀의 구단주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에 축구 팬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창박골'에 따르면 그는 아프리카 말라위의 도서 지역 축구팀 '치주물루 유나이티드 FC'의 공식 구단주가 되었습니다.
지난 3일 그는 "(말라위에) 다녀와서 바로 개강, 새로 들어온 자취방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주부터 치주물루 시리즈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예고했습니다.
YouTube '창박골'
열정적인 축구팀과의 만남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이 스토리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창박골'은 원래 인도 오지 여행, 한국 도보 국토종주, 아프리카 여행 기록을 올리던 소규모 여행 채널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가 2023년 겨울 이후로 변방으로 분류되는 축구 팀들의 현장을 소개하는 유튜버로 변모했고, 지난해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창박골이 처음 방문했을 때 말라위 축구 3부 리그에 속한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환경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운영 자금이 부족해 골대 대신 파이프를 세웠고, 훈련용 콘 대신 페트병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제대로 된 유니폼마저 없었지만, 배를 타고 맨땅에서 노숙을 하며 원정 경기에 나설 만큼 축구를 향한 이들의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웠습니다.
YouTube '창박골'
구단주로의 변신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은 창박골은 이후에도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올해 리그 참가비 75만 콰차(약 42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참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창박골은 고민 끝에 대신 참가비를 납부했고,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구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직접 구단주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기초적인 자금은 유니폼 판매와 스폰서 유치로 마련했습니다. 지난 7월 1일 디자인이 공개된 유니폼은 국내 프리오더를 통해 판매되는 중입니다.
창박골은 "당장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지만,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 성장 스토리를 쓰고 싶다"며 장기적으로 1부 승격이라는 목표도 제시했죠.
본격적인 구단주 활동 시작
YouTube '창박골'
약 한 달 전, 다시 치주물루를 찾은 창박골은 본격적인 구단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창박골은 구단주 자격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NRFA(북부 주 축구협회)와 LDFA(리코마 현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나 필요한 절차를 밟았습니다.
홈구장인 치테코 커뮤니티 그라운드에서 물품 전달식 및 기념식을 통해 선수들에게 축구공, 축구화, 유니폼, 양말, 조끼 등 다양한 물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현지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 등을 이유로 그동안 영상을 볼 수 없었는데요, 경기 결과만 전하던 창박골이 유튜브를 통해 생생한 스토리를 전할 예정이어서 구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팬들은 "현실 FM 해버리는 그..", "진짜 살면서 처음 보는 스토리다. 선수들과 구단주 다 멋있다", "창박골님 채널을 우연히 접하고 다시금 가슴이 뛰는 걸 느꼈습니다", "와 추진력"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