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6일(화)

10년 전 장기기증 약속 지켰다... 주말마다 봉사 실천하던 50대 여성, 3명에게 새 생명 전하고 떠나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도 빛난 나눔의 정신


제주도에서 뜻깊은 장기기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월 21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52세 김미란 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7월 8일, 지인과 식사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었습니다.


간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함으로써 3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기 때문입니다.


인사이트기증자 김미란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10년 전부터 준비한 생명 나눔의 여정


김씨는 10년 전 이미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가족들에게 장기기증의 뜻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던 그녀의 의지는 가족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너무나 착하게 살아왔기에,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가길 원했고, 기증을 통해 몸의 일부라도 누군가의 몸속에 살아 숨 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녀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눔과 봉사로 빛난 삶


제주 서귀포시에서 2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씨는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자상함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농협에서 근무했던 그녀는 결혼 후 1남 1녀의 자녀를 키우며, 최근에는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책 읽기와 집 근처 산책을 즐겼으며,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주말이면 장애 복지센터를 방문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 왔습니다.


그녀의 일상 속에서도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늘 함께했던 것입니다.


인사이트기증자 김미란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 씨의 남편 이동엽 씨는 "여보. 내 인생의 스승이었고, 결혼하고 힘든 시간 함께 보내며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하늘에서 우리 아이들 잘 지켜봐 줘.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하지만 하늘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장기기증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김미란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