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오타쿠 성지' 아키하바라 랜드마크 게임센터 GiGO 1호관, 33년 만에 폐점

33년 역사의 마침표, 아키하바라 랜드마크 GiGO 1호관 폐점


지난달 31일, 일본 오타쿠 문화의 성지 아키하바라에서 한 시대가 저물었습니다.


33년간 아키하바라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던 게임센터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이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는 소식입니다.


1992년 개점 이후 아키하바라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랜드마크로서 수많은 게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곳의 폐점은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안겼습니다.


인사이트PR TIMES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자이자이싱웬(宅宅新聞)은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의 마지막을 전했습니다.


폐점 소식이 미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영업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그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추억을 나누었는데요.


특히 마지막 오픈 카운트다운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은 이 게임센터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장소였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매장 곳곳에는 폐점 안내 공지문이 붙어 있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한정판 티셔츠도 출시돼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빨간색 티셔츠에는 과거 매장의 이름과 GiGo 아키하바라 1호관 건물 실루엣, 그리고 '1992-2025'라는 문구가 새겨져 아키하바라의 추억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인사이트매장 곳곳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 X 'eidhikei'


세가에서 GiGO로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은 당초 1992년 '하이테크 랜드 세가 신토쿠'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세가는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가정용 콘솔, 휴대용 게임기, 아케이드 게임기 등 하드웨어 개발사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아키하바라 중심가인 주오도리 모퉁이에 위치한 이 게임센터는 다층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아케이드였습니다.


이후 '클럽 세가 아키하바라', '세가 아키하바라 1호관' 등으로 이름을 바꾸며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세가의 사업 방향이 변화하면서 2001년에는 가정용 하드웨어 사업을 접고, 2021년 말에는 아케이드 관리 사업을 겐다(Genda)에 매각했습니다.


새 소유주인 겐다는 'GiGO'라는 브랜드로 여러 아케이드를 계속 운영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세가 아키하바라 1호관은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으로 이름을 바꾸어 영업을 이어왔습니다.


인사이트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의 변천사 / X 'PhotoAkiba'


겐다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아케이드 폐쇄의 이유가 임대 계약 만료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GiGO가 건물을 비운 후에는 마타하리 엔터테인먼트(Matahari Entertainment)가 들어와 새로운 어뮤즈먼트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타하리는 아케이드 운영 외에도 노래방, 다트 바, 인터넷 카페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이 공간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GiGO 측은 "GiGO 아키하바라 1관"은 역사가 되지만, 앞으로도 "GiGO 아키하바라 2관, 3관, 5관"의 3개 지점에서 영업을 이어가며 아키하바라와 일본 게임 문화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사이트과거 세가 아키하바라 1호관이었던 GiGO 아키하바라 1호관 / X 'toshoken_news'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의 폐점은 일본 아케이드 업계가 겪고 있는 더 큰 변화의 일부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일본의 아케이드 산업은 가정용 게임기와 모바일 게임의 발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오타쿠의 성지로 불리는 아키하바라조차 이러한 변화의 파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은 3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본 게임 문화의 중심지로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인사이트X 'Katchan0129'


이제 그 역할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지만, 아키하바라를 방문했던 많은 게임 팬들의 기억 속에는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입니다.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GiGO 아키하바라 1호관의 폐점은 변화하는 게임 문화와 도시 풍경 속에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