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이감으로 주목받는 소망교도소... 국내 유일 민영교도소의 현주소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트로트 가수 김호중(34)이 최근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로 이감됐습니다.
이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민영교도소 운영 실태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망교도소는 일반 교도소와 달리 민간 재단이 운영하며, 수용자 교화와 재사회화를 핵심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김호중 / 뉴스1
아시아 최초 민영교도소... 교정·교화 중심 운영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경기도 여주시에 문을 연 이래 현재까지 국내 55개 교정시설 중 유일하게 민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설입니다.
설립 주체는 한국교회가 연합해 2000년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을 계기로 만든 재단법인 아가페입니다. 법무부 장관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며, 개소 당시 300명이던 수용 정원은 두 차례 증원을 거쳐 현재 400명 규모로 늘어났습니다.
시설 운영에는 기독교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납니다. 소망교도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수용자 개개인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가족과 사회와 화해해 출소 후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목표를 둔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수용자들은 번호 대신 이름으로 불리며, 직원과 같은 메뉴를 먹는 등 공동체적 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소망교도소 / 한국회복적정의협회
바비큐 파티·바리스타 교육까지... 차별화된 프로그램
소망교도소는 다양한 교화·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습니다. 성격유형검사(MBTI), 우울척도검사(BDI) 등 심리검사와 더불어 인문학, 음악·미술 교육, 영성 훈련이 진행됩니다.
특히 수용자와 직원이 함께 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 행사는 일반 교도소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꼽힙니다. 흉기 전용 가능성 때문에 국영교도소에선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직업 훈련도 폭넓게 이뤄집니다. 제과제빵, 산업설비, 이·미용뿐 아니라 커피 바리스타 과정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소망교도소 측은 "커피 바리스타 과정은 남성 교도소에선 보기 어려운 인기 직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합창, 악기 연습, 독서, 기도 모임 등 공동체 활동도 활발해 수용자 간 소통의 기회를 넓히고 있습니다.
낮은 재범률... 입소 조건은 엄격
뉴스1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소망교도소의 수용률은 98%로, 일반 교도소 평균(105.8%)보다 낮았습니다. 1인당 수용 면적도 일반 교도소의 2.58㎡보다 넓은 3.98㎡에 달합니다.
다만 입소 조건은 까다롭습니다. 형기 7년 이하, 잔여 형기 1년 이상인 2범 이하의 20세 이상 60세 미만 남성 중 조직폭력·마약 사범은 제외됩니다. 또한 결원이 생겼을 때만 입소 가능하며 면접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소망교도소 수용자 중 성폭력 범죄 등 강력범이 57%, 재산범이 29% 수준이었으며, 1~3년 단기 수형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초범 비율은 65.5%에 달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소망교도소의 재범률은 2015년 기준 3%로, 국영교도소 평균인 22%보다 크게 낮아 '교화 효과'가 뚜렷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호중 사건 경위는?
한편 김호중은 지난해 5월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고 당시 CCTV 영상 캡처 화면 / SBS '8 뉴스'
사고 약 50분 뒤 매니저와 옷을 바꿔입고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도피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항소심에서도 형량이 유지됐고, 대법원 상고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