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케이팝데몬헌터스 열풍에 자국 콘텐츠 '너자' 끼워팔기 시도
최근 틱톡과 엑스(X), 레딧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넷플릭스의 화제작 '케이팝데몬헌터스'(이하 케데헌)와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哪吒·Nezha)'를 함께 언급하는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시물들은 대부분 중국인 사용자나 중국 기업의 협찬을 받은 인플루언서들이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케데헌 열풍에 중국이 자국 콘텐츠를 함께 홍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와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 캐릭터가 합성된 이미지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SNS 플랫폼에서는 케데헌의 등장 캐릭터들과 중국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강세'의 주인공 너자를 함께 언급하는 콘텐츠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고전 신화 '봉신연의'를 각색한 너자는 2019년 1편 '나타지마동강세'와 올해 1월 개봉한 후속작 '너자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너자2'는 중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관객 3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전 세계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1위, 역대 박스오피스 5위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다만 이 흥행 수익의 99% 이상이 중국 내에서 발생했고, 미국과 호주 등 해외 수익은 1% 미만에 그쳤습니다.
중국의 전략적 접근, 케데헌과 자국 콘텐츠 연결 시도
소셜미디어에서는 케데헌과 너자 캐릭터가 합성된 포스터나 영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시물에는 "조이와 네자는 절친"과 같은 문구가 포함되거나, 너자 영상에 케데헌 음악을 삽입한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케데헌 캐릭터 조이와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 주인공이 '절친'이라고 언급한 게시물 / 틱톡
특히 틱톡에서는 중국 콘텐츠에 케데헌 관련 해시태그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케데헌과 너자를 직접 비교하며 너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의 인기 캐릭터 인형 '라부부'에 케데헌의 호랑이 캐릭터 '더피' 의상을 입힌 콘텐츠를 게시하는 인플루언서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이거나 중국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은 인플루언서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플랫폼인 넷플릭스 접근이 제한된 중국 누리꾼들은 케데헌을 '도둑시청'하면서도 한국이 중국 문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을 펼쳐왔습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케데헌 관련 티셔츠와 굿즈가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중인 케데헌 불법 굿즈 /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 콘텐츠 인기에 대한 중국의 대응 변화
케데헌의 인기가 지속되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전략을 바꿔 한국 콘텐츠를 무조건 비판하기보다 자국 콘텐츠와 함께 언급하며 중국 문화의 호감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는 "비판이나 우기기가 안 되니까 이제 끼워팔기로 전략을 바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의 일부처럼 보이게 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 플랫폼에서는 김치가 중국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억지 주장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케데헌은 일본 소니의 미국 증손회사인 소니픽처스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공급하며, 음악은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리퍼블릭레코드가 담당했습니다.
콘텐츠 자체는 미국과 일본 기업의 성과이지만, 한국적인 색채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 등 한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합니다.
해외 커뮤니티 레딧
업계 관계자는 "한류로 한국이 알려진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아시아에서 한국·일본·중국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도 우리 예상보다 많다"며 "억지 주장이나 억지 전략을 역으로 이용해 한국 문화를 더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례와 같은 일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하여 국익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 활동과 수혜 기관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